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에 6일 출석했다. 

임 검사는 이날 오전 9시 41분께 서울동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오며 기자들을 만나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검사와 관련해 조사 받는 걸로 알고 있고 그외 검찰에 많은 성희롱 사건이 있었고 2015년 전수조사도 했다. 기억나고 들은대로 구체적 사례에 대해 다 말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임하고 (개인 피해도) 자세하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이번 사안은 갑을 관계이자 상하 권력의 문제다. 제도 개혁을 해야 성추행이나 간부 갑질, 검찰권 남용이 근절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다 알던 일인데 외부에 드러나면 소스라치게 놀라는 데 대해 안타깝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서지현 검사 사건이나 김홍영 검사 사태 등은 업무적으로나 업무외적으로 간부들이 브레이크 없이 폭주했다고 생각한다"며 "성폭력 문제로 단편적으로 보지 말고 거시적 안목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이나 검찰개혁 전반으로 확대해 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갑을관계 지적에 대해) 여자 간부들의 성희롱적 발언도 만만치 않다"며 "폭언 등 업무에서 말도 안되는 지시를 하거나 묵살하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보복성 인사 평정을 하는 것도 연관돼 있다. 일련의 행위이고 동전의 양면"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단장인 조희진 동부지검장에게 할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할 수 있는 것은 다했고 검찰이 많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법에서 검찰에게 요구하는 것은 불의에 용기있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부끄럽지 않은 검찰"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시적 안목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게 뭐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고 부끄러움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검찰 수뇌부들 모두에게 권해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앞서 임 검사는 조 단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조사단은 임 검사를 상대로 2010년 법무부 감찰쪽에서 서지현(45·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위와 이후 진행된 상황 등과 관련해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당시 법무부에서 근무하던 임 검사는 당시 법무부 감찰쪽에서 성희롱 피해자가 누군지 확인해줄 수 있냐는 연락을 받았고 서 검사를 만나 피해 진술을 하고 감찰에 협조하도록 설득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그 과정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을 불러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고 질책했다고 밝혔다. 그 자리에서 최 의원이 자신의 어깨를 두들기며 단순 격려라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최 의원은 "제가 성추행 사실을 은폐했다고 하는 것은 명백히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임 검사는 "(최 의원의 무마 의혹 관련) 조사를 받으며 얘기할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것 같은데 약간 많이 난처해서 정치인의 부득이한 수사라고 이해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임 검사가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자신도 2003년과 2005년 직접 성추행 등 피해를 겪었다고 폭로한 내용도 함께 물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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