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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권가림 기자] 정부가 초등학생 1학년 시기에 빠른 하교 등으로 걱정하는
워킹맘을 위해 ‘입학기 10시 출근’을 확산하고 ‘자녀돌봄휴가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지난 6일 초등학교 입학생 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입학기 10시 출근’ 제도에 따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오는 3월부터 한해 하루 2~5시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활용하거나 시차출퇴근제(유연근무제)를 사용해 오전 10시까지 출근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특히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는 단축된 근로시간에 비례해 통상임금의 80%까지를 지급하며 사업주에게는 월 10~20만 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현행 가족돌봄휴직제도를 개편해 연간 10일은 자녀 양육을 위한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가족의 사고, 질병, 노령 사유에 대해서만 한해 90일간 휴직을 보장했다.

이처럼 정부가 초등학교 1학년 대상 돌봄 대책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경력단절 위기에 놓인 여성들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실제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 시기 경력단절이 갈수록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자녀 연령별 경력단절 여성 조사에 따르면 2016∼2017년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은 103만2000명에서 96만3000명으로 줄었지만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 33만 명에서 33만2000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출근 시간이 한결 여유로워져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점이 그 이유다.

4살 자녀를 둔 경일대 한 교직원은 지난달 16일 한 매체를 통해 “출근과 아이의 통학이 같은 시간대여서 매일 전쟁 같은 일상을 보냈는데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며 “근무시간 조정으로 생긴 여유가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정부는 이번 대책을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개입으로 기대와 신뢰를 높이고 있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장은 7일 한 매체를 통해 “이번에 정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제도 확산을 위한 캠페인이나 인식 개선 캠페인,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점들을 몸소 듣는 간담회 등을 실시해서 정착을 시키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이런 정부의 태도라면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시 출근’이나 ‘자녀돌봄휴가’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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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소기업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들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까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자녀돌봄휴가’ 법안까지 신설되면서 중소기업의 경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자녀돌봄휴가’ 제도에 따르면 사업주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 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 중소기업의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지난달 19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법의 취지는 좋지만 영세 업체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에 한꺼번에 지나친 부담을 안기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출근 시간은 업무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지방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한 매체를 통해 “업무 특성상 출근을 일찍 할 수밖에 없다. 늦은 출근보다 오히려 더 일찍 출근하고 조기 퇴근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며 “각 부서의 특성과 업무 스타일을 고려해보면 이번 개선 방향도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출근보다 퇴근을 빨리하는 쪽으로 개선하는 등 탄력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구체적인 운용 방안도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6일 “육아기 자녀는 부모뿐 아니라 정부, 기업 등 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인식 아래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많은 우려를 했다. 문제의식은 있지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시장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관계부처와 치밀하게 준비해 곧 다가오는 입학기에 부모와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권가림 기자  kwonseoul@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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