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부터 택배까지…설 특수 노리는 사기 기승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민족 대 명절 설날을 맞아 각종 경제 사기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앞선 명절 때마다 판매 사기부터 문자나 택배 사기까지 사건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바 있다. 올해 설날 역시 명절이나 연휴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승차권 판매, 저가 숙박권 등 너무 싸면 의심해야
갈수록 다양해지는 수법들…예방 수칙 유념해야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은 사기범들에게도 특수다. 특히 올해는 평창올림픽 기간과 맞물려 있어 더 많은 사기범들이 다른 사람들의 지갑을 노리는 모습이다. 인터넷 물품거래 사기, 명절 인사를 위장한 스미싱 사기 등이 그 방법이다.

명절 전후 사기의 유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승차권 판매, 콘서트 티켓, 저가 숙박권 등 명절기간 수요가 많은 부분으로 몰린다. 인터넷을 통한 거래에 대한 주의는 오래전부터 경고돼 왔지만, 사기범들도 새로운 범죄 수법을 동원해 피해는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설 명절을 전후한 기간(1월 20∼30일) 경기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인터넷 판매사기는 337건으로 집계됐다. 전년인 2016년(1월 30일∼2월 10일) 266건 대비 26.7% 증가한 수치다.

피해 유형 역시 상품권 41건, 콘서트 예매권 10건, 열차승차권 1건 등 설 명절이나 연휴와 관련된 것이 가장 다수였다. 올해 설을 앞두고도 인터넷 판매사기 사건은 끊이지 않고 나타난다.

일례로 평택경찰서는 지난달 11일 인터넷 물품 거래사이트에 상품권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린 뒤 37명으로부터 1000만 원을 받아 챙긴 A씨를 검거한 바 있다. 군포경찰서도 지난달 8일 비슷한 수법으로 49명으로부터 1700만 원을 가로챈 B씨를 붙잡았다.

더불어 택배 송장 조회 등을 가장한 스미싱 피해도 매해 피해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스미싱이란 택배, 명절 인사, 돌잔치 초대장 등의 휴대전화 메시지와 함께 인터넷 URL 주소를 보내 이를 연결했을 때 소액결제를 받거나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다.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스미싱 문자가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18일까지 하루 평균 3500건씩 적발됐다고 전했다. 택배 미수령이나 회송, 반송 등 택배회사를 사칭한 스미싱 비중이 58.8%로 가장 많았다.

더불어 피해 사례는 휴대전화를 악성코드에 감염시키거나, 가짜 인터넷 뱅킹 사이트로 연결하는 전형적인 사기수법부터 명절을 맞이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노린 대출사기까지 있다.

경품에 당첨됐다며 계좌번호, 비밀번호, 보안카드 등 금융정보를 요구할 경우 100% 금융사기다. 또 경품추첨 등으로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수집ㆍ이용 목적 등을 챙겨야 한다.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상품권이나 추석 선물, 기차표 등을 판매하는 경우 시가보다 매우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인터넷 사기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하거나, 고가 물건을 파격적인 할인가격 또는 사행성 판매방식(선착순, 공동구매)으로 현혹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배송기간이 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명절 연휴 기간 해외여행자 수가 늘어나는 것도 사기꾼들의 눈에는 ‘대목’으로 보일 뿐이다. 매년 해외 구매 대행 관련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대포계좌도 많이 사용되고 있어 판매자와 대금 계좌 명의자가 다른 경우 역시 사기 의심을 해야 한다.

저축은행을 사칭해 신용등급이 낮지만 대출은 가능하다고 속인 뒤 보증보험료, 선납이자를 뜯어내는 종류도 있다. 신용등급이 낮기 때문에 대출실행을 하기 위해 입출금 등 금융거래실적을 증명해야 한다고 일정 부분 현금 이체를 하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급전이 필요한 이들은 시기가 다가올수록 ‘대출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다급해지고, 선물, 기차표 등을 사야 하는 이들은 ‘먼저 구입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고 느낀다. 사기꾼들은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피해 구제보다 예방이 최선인 만큼 예방책도 숙지해 놓으면 좋다. 인터넷 사기와 스미싱은 간단한 주의사항만 실천한다면 예방이 가능하다. 경찰은 인터넷 주소(URL)를 포함한 관련 메시지는 클릭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전통적인 거래는 만나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사기를 당할 확률이 낮지만 인터넷 거래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대금을 먼저 입금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크므로 더욱 의심을 하고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 상품대금을 현금 결제(계좌이체)로만 유도하는 경우 사용 자제 ▲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사이버캅의 피해예방정보 활용 ▲ 파격적 할인가로 판매한다는 광고 주의 ▲ 사행성 판매방식(선착순, 공동구매 등)에 현혹되지 말 것 ▲ 게시판 등에 배송ㆍ환불 지연 글이 게시된 경우 이용하지 말 것 ▲ 일반 쇼핑몰보다 배송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긴 경우 조심할 것 등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피해 예방을 위해 계좌이체 거래 등을 삼가고 안전거래 사이트(에스크로)를 이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정부 기관을 통해 판매자 연락처 및 계좌번호를 조회하는 것도 필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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