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평창 동계올리픽이 드디어 개막했다.

9일 개막한 평창올림픽의 개회식 공연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눈으로 읽어 내려온 느낌이다.

개최지 강원도와 평창군의 지역색을 잘 입힌 것이 한국의 아름다움으로 나타났다.

개회식 공연은 2시간 동안의 본 행사 사이사이마다 3만5000명에 육박하는 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수백 발의 화려한 폭죽을 터트리며 시작된 개회식 공연은 25억 전 세계 인구를 맞이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세상을 하얀 얼음으로 만들며 문이 열렸다.

공연명 '평화의 땅'에서는 강원도의 다섯 아이들이 뱃사공이 끄는 뗏목을 타고 모험길에 오른다. 뗏목은 메밀밭을 가로질러 평창의 하늘로 올라갔다.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 하늘로 올라가고 이어 오색 빛깔의 폭죽이 터지며 평창의 하늘을 수놓았다. 어린이들은 얼음꽃을 그리며 즐거워했고 뗏목은 하늘바다로 나아갔다.

뗏목과 뱃사공은 조선시대 강원도 영월에서 동강을 따라 한양까지 목재를 운반한 우리의 역사를 보여줬다. 메밀꽃 밭에서는 평창을 대표하는 한국 현대 단편소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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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아리랑: 시간의 강' 프로그램에서는 아름다운 한반도의 산하를 영상으로 보여주며 시작됐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는 "아리~랑, 아라리요!" 정선아리랑이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정선에서는 알파인 스키 경기가 치러진다.

송승환 총감독은 영상에서 한국의 첨단 과학·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줬다. 붓글씨로 쓴 글자 꽃에서는 꽃이 피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의 미래 수도 서울의 모습은 자동차가 하늘을 나는 모습이었다. 한류는 빼놓을 수 없는 현재의 자랑거리였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는 노래에 맞춰 수십 명의 무용수들은 춤을 췄고, 이어진 경쾌한 리듬의 음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들었던 배경음악을 듣는 듯 했다.

수십 명의 무용수들은 익살스러운 춤 연기에 빠졌다. 무용수들은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봤던 난장이 꼬마 요정을 보는 듯 했다.

양정웅 개회식 연출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음을 열고 공감하고 소통할 때 평화가 만들어진다"면서 "기존 올림픽 개회식에서 보여준 스펙터클 기술과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사람 중심의 사람 정서의 따뜻함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었다.

양혜원(16·강원 인제군)양은 "개회식이 생동감이 넘쳐서 좋았다. 우리의 문화가 녹아져 있는 공연이어서 더욱 더 가깝게 느껴져 좋았다. 특히 불꽃놀이와 LED 퍼포먼스가 많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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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호(52·강원 속초시)씨는 "전반적으로 무리없이 진행한 공연이었고 그래픽 영상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딘 위트먼(58·미국 플로리다)씨는 "개회식 프로그램은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안숙영(41·여·서울)씨는 "대한민국의 공연문화가 이렇게 발전했나 싶을 정도로 대단하고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다들 소리 지르고 엄청난 반응을 보였다. 다만 폭죽을 한번에 많이 터트려서 화려하고 멋은 있었지만 폭죽에만 의존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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