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12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미래당’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두고 ‘정체성 갈등’이 분출했다. 정강정책에 ‘중도’를 넣을지 ‘진보’를 넣을지를 놓고 파열음을 빚은 것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는 이같은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발언이 이어졌다.
 
정체성에 관한 갈등은 이날 오전 바른정당 지상욱 정책위의장이 이를 문제 제기하면서 표면화됐다. 양당 통합추진위원회 정강정책‧당헌당규분과위에 소속된 지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정강에서 ‘중도’를 ‘진보’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유는 정치적으로 상황이 변했고 정치적으로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국민의당과 사실상 합의가 중단됐다. 이런 식으로 가면 결렬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지난달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공동 통합 선언’ 내용을 근거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시 공동 선언문에는 “건전한 개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친다”고 돼 있다. 유 대표는 지난 10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정치인이 말을 뱉으면 그 말을 지켜야 할 것 아니냐”고 발언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논란이 점화되자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정체성 문제에 대해 “서로 합의가 된 공통분모만 모아서 하면 된다”면서 “그 부분만 발표하면 될 일”이라고 언급, 진화에 나섰다.
 
이날 오후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는 “작은 차이와 갈등을 극복해 나가자”는 등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발언이 이어졌다. 신당 출범을 하루 앞두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갈등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언론은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던데, 결혼식만으로 행복한 생활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만났지만 서로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기에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지 않으면 싸우기도 한다”며 “유래 없는 동서 화합을 이뤄내고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되었지만 (향후) 그만큼 이념, 지역, 진영 논리 등 극복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오늘 지상욱 의원이 사고를 쳤지마는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모진 풍파에 시달린 곡식과 과일이 작지만 더 맛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여러분들과 함께 꼭 살아 건너겠다”고 밝혔다. 지 정책위의장 발언 부분은 해당 갈등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데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자신이 ‘태생적 보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성격이 태생적 보수라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 겁이 많다. 그런데 한번 받아들이면 그걸 바꾸는 데는 굉장히 힘이 든다”며 “새누리당에서 맨 마지막으로 탈당했고 바른정당도 끝까지 남아있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이 시작되면 제가 끝까지 남아있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화학적 결합으로 작은 차이를 극복해가자”(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민생 중심 개혁정당만 생각할 때 작은 갈등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 등 나머지 인사들도 단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정체성 논란을 빚은 양당은 13일(내일) 오후 2시 고양 킨텍스에서 통합 전당대회격인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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