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불법선거운동·지방선거 앞두고 두 차례 보류 끝에 결국 복당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의 지지 후보 표시는 불법”… 검찰, 기소유예 처분


지난해 5월 전남 A군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불법(不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B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했던 A군수는 대선 기간에 B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C씨와 함께 수시로 특정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유권자들에게 B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자세를 취했다.

A군수는 당시 관내에서 개최된 한 축제 현장에서 D면장과 함께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B당 후보의 지지를 부탁하는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수가 B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특정 기호를 나타내는 손가락 표시를 자신뿐만 아니라 곁에 있는 D면장도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사진을 최초로 보도한 한 지역신문은 “A군수는 C씨와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는 등 활발한 행보를 했고, C씨는 우리 지역의 딸이므로 B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1면에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A군수는 한 곳에서만 한 번에 걸쳐 B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거나 지지를 한다는 표시를 한 것이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B당 후보의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군수가 선출직 공직자로서 대선에 불법으로 개입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군수의 복무 관리, 감독을 받는 지휘체계에 있는 다른 공무원도 선거에 개입하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A군수가 자신의 불법 선거운동에 그치지 않고 군청 공무원들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했는지 여부도 또 다른 의혹으로 불거졌다.

E당은 A군수의 행위를 불법 선거운동으로 판단, 지난해 4월 검찰에 A군수를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추가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E당은 “A군수가 B당 후보의 부인 C씨와 함께 기호를 가락으로 표시하며, 유권자의 B당 후보 지지를 호소한 것은 명백한 불법 선거운동”이라며 “A군수가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와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손가락으로 특정 후보의 번호를 그리는 투표 인증샷이 가능하도록 공직선거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A군수와 같은 공직자나 기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자를 나타내는 인증샷을 게시할 수 없도록 했다.

공무원의 지지 후보 표시는 불법이다. 더욱이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와 연계해 당선 또는 낙선을 목적으로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 기획 및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앞서 E당 중앙선대위 공명선거본부 법률지원단은 “A군수의 불법 선거운동 혐의에 대해 법률검토를 한 결과 명백한 선거법 위반으로 확인돼 불법 선거운동 증거자료를 첨부해 검찰에 A군수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A군수는 중앙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선거운동이 아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 끝난 얘기다.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A군수는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입장을 묻는 다른 언론과의 통화에서 “노코멘트”라며 “귀사 말고도 수많은 언론사에서 전화가 왔다.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타(他) 정당 후보가 악의적으로 언론사에 해당 사진을 무작위로 뿌리고 있다. 지금 30번째 전화다”고 밝혔다. B당 A대통령 후보의 부인 C씨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노코멘트다”며 짧게 답했다.

이후 검찰은 A군수를 소환조사했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군수처럼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운동에 개입했다가 검찰에 고발된 사례는 또 있다. 전북의 한 시장(市長)은 지난해 5월 26일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 혐의로 ‘직위 상실형’이 처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자체장으로서 선거운동에 개입할 경우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큼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했다”며 “이 같은 발언이 우연한 기회에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여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A군수는 지난해 11월 1일 지방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자신을 검찰에 고발한 E당에 결국 복당했다. 과거 A군수가 집요하게 복당 신청을 했으나 두 차례 보류돼 E당은 이날 당원 자격 심사위원회를 열어 A군수의 복당을 허용했다. A군수는 E당 소속으로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E당을 탈당했으나 B당에 입당하지 않은 채 무소속으로 남았다.

윤광제 작가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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