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상·단체표에 놀아난 조직위, ‘노쇼’ 몸살에 참여 독려가 전부
-조직위, 만석 계산 차이일 뿐…빈자리 자원봉사자 등으로 채우겠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 9일 개막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 판매가 80%를 넘어가며 순조롭게 출발한 가운데 종잡을 수 없는 강풍과 더불어 ‘노쇼(no show·예약부도)’가 최대 악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1994 릴레함메르 대회 이후 가장 추운 날씨도 ‘노쇼’ 우려를 키우는 등 성공개최를 위해 대회 마지막까지 넘어야 할 산으로 등장했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을 표방하며 남북단일팀, 북한 참가 등으로 초반부터 흥행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입장권 판매와 상관없이 ‘노쇼’ 문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남북단일팀 첫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여자 아이스하키 스위스전은 약 2주 전에 모든 입장권이 팔렸을 정도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해외 언론들도 단일팀 경기를 평창 올림픽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곱을 정도였고 경기 당일 매표소에는 ‘전석 매진’ 안내문이 붙여져 경기장을 가득 메운 열광적인 응원을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장의 모습은 기대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3층 관중석 절반 이상이 빈자리를 드러내 매진됐다는 소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실제 이날 발표된 입장 관중 수는 3601명, 총 관중수인 6000명에 턱없이 모자란 숫자였다. 좌석 점유율도 60%로 집계됐다. 사라진 입장권이 무려 40%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반면 경기장 밖에서는 현장 판매분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이 넘쳐났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노쇼, 암표상·단체구입표
부채질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며 암표상을 지목했다.

단일팀 구성이 결정된 순간 단일팀 경기 입장권은 불티나게 팔리며 모든 경기 예매분이 순식간에 동났다. 문제는 곧바로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수많은 단일팀 입장권이 등장하며 자리에 상관없이 10만 원이 넘었다. 해장 입장권 정가는 2~6만 원 사이다.

지난해 7월 올림픽 입장권을 정가보다 비싸게 되팔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무는 특별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버젓이 입장권이 재판매 사이트에 등장했다. 더욱이 암표상들은 좀처럼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입장권을 다 팔지 못하더라도 높은 가격을 유지해 이윤을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평창 성공을 위해 지자체가 구매한 단체표가 사장된 게 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조직위는 입장권 판매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 단체 구매를 요청했다. 경기 입장권 단체 구매율을 보면 전체 107만 매(지난 11일 기준) 중 약 30만 매가 자치단체에서 구매했다.

이렇게 구입한 단체 입장권은 주로 저소득층, 다문화 등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원됐다.

그러나 경기 일정이 대부분 평일 저녁이고 실외 종목이 많다 보니 직장인들과 노인 등 노약자들의 참석이 어려운 실정을 감안할 때 ‘노쇼’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성공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구입을 했지만 교통 문제, 추위, 안전사고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조직위가 자율적인 참여를 요청했지만 최대한 많이, 되도록 비인기 종목을 구입할 것을 요청했다”며 “경기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식사와 교통까지 제공하지만 강제로 인원을 동원할 수는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
부도수표 ‘예약제’
지역상권도 뿔났다


이에 관해 성백유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입장권을 구매한 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참석율은 높은 편”이라면서도 “‘노쇼’로 인한 빈 좌석이 아니라 만석에 대한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관동하키센터의 경우 총 좌석은 6000석이지만 일반이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좌석은 3500~400석 정도다.

올림픽 패밀리나 VIP석 등으로 조직위가 미리 선점한 좌석이 많고 방송 중계 카메라 설치로 인한 사석이 적잖고 기자석도 빼놓을 수밖에 없다. 해당 좌석은 객석에 관중이 꽉 차지 않아도 이미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는 것.

여기에 실제 ‘노쇼’가 발생해도 재판매할 수 없다는 게 조직위의 입장이다. 다만 조직위는 ‘노쇼’로 발생하는 빈자리에 대해 경기장 자원봉사자 등으로 메울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각 지자체에서 올림픽 붐 조성이나 복지차원에서 입장권을 구매해 지원하고 있지만 경기 참석 여부가지는 확인이 어려워 추적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대규모로 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응원단 등을 투입해 ‘노쇼’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쇼’는 경기관람 뿐만 아니라 경기장 주변 음식점 등에서도 종종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한 매체에 따르면 올림픽 단체 관람객들의 ‘노쇼’가 자주 발생해 일부 음식점에서는 예약제를 폐지한 곳까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단체로 경기를 보러 오면서 예약했다가 일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특히 업주의 말을 빌리면 공무원이 많다고 전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공무원들이 윗사람 눈치 보느라 횟집과 고깃집을 예약한 후 식사 시간 직전에 다른 곳을 선택하고 나타나지 않는다”며 울상을 지었다. 노쇼로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업소의 몫으로 돌아간다.

반면 외국인 손님은 예약을 어기지 않는다며 예약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직위에 따르면 역대 올림픽 분석 결과 20~25%정도의 노쇼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평창대회의 경우 단체 구매가 40%에 달해 노쇼 발생의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조직위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누적 입장권 판매량은 지난 13일 기준 목표치 106만9000장의 85.9%인 91만8000장을 돌파했다. 해외 판매분은 그중 22%를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사진=뉴시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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