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연령층보다 노년층에서 불면증을 주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우울이나 불안 등의 비정상적인 정신증상 없이도 불면증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 신체의 변화를 겪으면서 뇌의 변화가 동시에 수반된다. 그에 따라 불면증을 비롯한 여러 정신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노년층 대부분이 불면증이 오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여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뇌의 무게가 감소하고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오며, 멜라토닌의 감소 및 렘수면(REM sleep)과 비렘수면(nonREM sleep)의 변화가 온다. 일상생활에서도 낮 동안의 활동이 줄어들고 낮잠을 자는 횟수도 많아져서 밤에는 수면장애를 일으키기 쉽다. 또한 신체적으로 여러 질병을 갖게 되고 복용하는 약물들도 많아 수면에 영향을 주게 된다. 정서적으로도 외부 활동이 줄고 사별이나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생기는 외로움이나 우울감 등이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가 있다. 노인에서는 일차성 불면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하지불안증후군 및 수면무호흡증 등의 수면장애가 흔히 나타난다. 렘수면행동장애는 노인 남자에서 주로 보인다.
  
불면증만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에는 우울증이 감춰져 있는 경우도 많이 있다. 우울감이나 무력감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식욕부진이나 피로감이 있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배가 아프기도 하며, 어깨결림 등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때로는 알코올의존에 빠지기도 하고 치매는 아니면서 마치 치매처럼 보이는 가성치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우울 증상이 드러나지 않고 다른 증상들로 가려져 있는 것을 가면성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이때 환자 자신은 우울하지 않다고 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있는 것을 모르고 지나칠 수가 있다.

  치매가 있는 노인에게서도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데 치매가 있으면 수면의 효율이 떨어지고 수면시간이 감소하며 수면-각성 리듬이 깨지게 된다. 치매환자의 불면증은 낮 동안의 햇빛 노출이 적고 복용 중인 약물이 많으며, 우울증 등의 정신증상과의 관련성이 많이 있다. 무엇 때문에 불면증이 왔는지를 잘 살펴봐야 하고, 수면제를 처방할 때에도 인지기능에 영향을 덜 주는 약으로 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감기가 짧은 약을 처방하며 가능하면 적은 용량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치매 환자에서는 밤에 혼돈을 보이고 낮과 밤이 바뀌는 일몰증후군을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는 하지불안 증후군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는데, 보통은 움직이지 않을 때 불쾌한 감각이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고 움직임에 의해 완화된다. 주로 낮보다 밤에 잘 발생하며, 어느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흔하게 나타난다. 많은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으며, 뇌의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이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철분 결핍이나 말초신경병증이 있어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 질환들을 치료하면 하지불안 증후군은 크게 호전될 수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은 치료를 통해 상당한 증상 호전이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미루지 말고 수면장애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꿈꾸는 중에 꿈 내용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렘수면행동장애가 노인에게 나타날 수 있는데, 심한 잠꼬대 등으로 다른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며, 꿈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격한 행동으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렘수면이란 수면단계 중 꿈을 꾸는 단계로 호흡을 제외한 모든 근육이 이완되어 몸에 힘이 빠지는 상태가 되는데,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들은 근육에 힘이 그대로 남아 있어 꿈속의 행동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렘수면행동장애가 있으면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코골이 증상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특징적이고 흔한 증상이 코골이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낮 시간 동안 과도하게 졸음이 오게 되고 피로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데, 낮동안의 과도한 졸음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의 가능성을 꼭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심폐혈관계의 합병증인 부정맥이나 고혈압 및 뇌혈관질환의 빈도가 증가하고 심장마비로 급사할 수도 있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진단은 수면다원검사가 수면무호흡증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이며, 병력청취와 함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확진이 되면 내시경검사나 방사선 촬영을 통해 폐쇄부위를 확인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치료는 체중감량과 옆으로 누워서 머리를 높이고 자도록 하며, 취침 전 음주나 안정제의 복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기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지속성 비강기도 양압술이 있는데, 치료 효과가 높고 중추성 수면무호흡에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나 수면 중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수술적 치료 원칙은 폐쇄를 일으키는 좁은 부분을 넓혀서 기도 폐쇄를 방지하는 것이고, 앞의 보존적인 치료 방법으로 효과가 없고 폐쇄 부위가 확인된 경우에 시행을 하게 된다.

  충분한 잠은 지친 뇌와 신체를 회복시킨다. 또한 기억력, 감정조절, 면역력 및 심혈관계 기능 등을 향상시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만들어 준다. 따라서 노인에게 적절한 수면은 더욱 중요한 것이다. 특히나 노인에게 동반되는 질환이 많고 복용중인 약물이 많아 불면증의 진단과 치료에 주의가 필요하며, 수면과 관련된 약물 처방 시에도 인지기능 및 행동 그리고 정신운동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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