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 소식에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북한은 오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때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박 3일간 파견하겠다고 알려 논란이 되고 있다.
 
김영철은 '천안함 피격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2010년 3월 대한민국 백령도 남서쪽 약 1km 지점에서 포항급 초계함인 PCC-772 찬안함이 훈련 도중 조선민주주의의민공화국의 어뢰공격으로 선체가 반파되며 침몰한 사건. 해당 사건으로 26명이 전사했다.
 
누리꾼들은 "천안함 배후가 방남하는데 이게 평화냐?", "김영철이 방남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방남할 사람이 따로 있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이처럼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통일부가 김영철이 천안함 공격을 주도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자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모양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천안함 폭침은 분명히 북한이 일으켰으며 김 부위원장이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010년 5월20일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밝혔을 때에도 북한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 어떤 기관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점을 특정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정찰총국이 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책임 소지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한계가 있고 제한이 된다"며 "북한 고위급 대표단, 특히 김 부위원장의 방문을 수용하기로 한 정부 결정에 대해서 국민들 가운데 우려나 염려하고 계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북한이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목적을 폐막 행사 참가라고 밝혔다는 점과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문을 통해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한 대화와 협의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김영철 부위원장이 현재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책임 있는 인물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대변인은 "정부는 상대가 누구이며 과거 행적이 어떤가에 집중하기보다, 어려운 한반도 정세 하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대인지 여부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에 정부는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 수용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대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부 측에 따르면 고위급대표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