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야’ 컬링, ‘아이언맨’ 스켈레톤 승승장구에 신세계·휠라·LG전자 ‘쾌재’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예상보다 훨씬 큰 평창 올림픽 흥행에 국내 기업들도 웃음꽃이 피었다. 그 중에서도 비인기 종목을 후원한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스켈레톤·컬링·피겨스케이팅 등 비인기 종목이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며 대중적 관심을 확보, 이를 후원한 기업들이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본 것. 일각에서는 오리 대신 ‘미운오리’를 챙긴 기업들이 오히려 백조를 거두게 됐다며 부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일요서울은 윤성빈 선수 등 스켈레톤 팀을 후원한 LG전자와 컬링을 후원한 신세계·휠라 등 평창 올림픽으로 ‘흥한’ 기업들을 살펴봤다.

비인기 종목 국가대표 인기 돌풍… 후원 기업 상표까지 관심 집중
광고 모델 기용 등의 방법으로 폐막 후에도 홍보 효과 지속 전망


‘영미야’로 급속히 ‘빵 뜬’ 여자 컬링팀을 후원한 신세계그룹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2012년 컬링에 대한 기업 후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대한컬링경기연맹 지원을 시작, 그동안 컬링팀의 인프라 및 저변 확대에 일조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민첩한 손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종목인 만큼 환경만 뒷받침된다면 효자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2012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컬링경기연맹과 협약을 맺고 연맹 운영비는 물론 전국대회 개최, 우수팀 훈련비 등 100억 원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여자 컬링의 흥행으로 수혜를 입은 기업은 또 있다. 바로 스포츠의류업체 휠라다. 휠라는 여자 컬링 선수들의 선수단복을 지원하며 올림픽 기간 내내 휠라 상표를 성공적으로 노출시켰다.

특히 휠라는 상의뿐 아니라 자세를 구부리는 경우가 많은 컬링 경기의 특수성을 고려해 무릎에도 상표를 부착, 홍보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LG전자는 일찍부터 스켈레톤 팀을 후원하며 이번에 큰 호재를 누렸다. LG전자는 비인기종목으로 여겨지는 스켈레톤 팀을 2015년부터 공식 후원했는데, 이번에 스켈레톤 국가대표인 윤성빈 선수가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것.

당시 윤 선수는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기대주로 떠올랐으나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스켈레톤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도 매우 낮았다. 때문에 스켈레톤 팀에 대한 LG전자의 후원을 이례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그러나 윤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LG전자의 후원이 ‘한 수’ 앞을 내다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후원을 받은 또 다른 선수는 남자 피겨 스케이터 차준환.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개인 성적 종합 15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차 선수는 아직 17세의 피겨 유망주라는 점에서 전망은 더욱 밝다. 이 때문에 LG전자의 후원이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것. LG전자는 차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스포츠계 분석에도 불구, 후원을 결정하며 차세대 선수 발굴에 앞장섰다는 호평을 받았다.
 
성적 부진해도 OK… 인기 선수 통한 홍보
 

아울러 KB금융그룹은 피겨스케이팅·쇼트트랙·아이스하키·봅슬레이·스켈레톤·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 대한 후원을 펼치고 있다. 앞서 KB금융은 2016년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기적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라는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 밖에 CJ도 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등 썰매뿐 아니라 스키 등 비인기 종목을 대거 후원하며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J 측은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후원이 열악한 종목에 먼저 관심을 가졌다. 앞으로도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을 통해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발굴, 육성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물음표’ 던진 기업들, 결국 웃다
 
이 같은 마케팅 효과는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선수들을 기업의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경기 장면을 광고 영상으로 제작하는 등 방법을 통해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업들의 쾌재는 의외의 상황에서 터진 ‘잭팟’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평창 올림픽 개막 전과 직후에는 ‘경제 올림픽’으로서 성공에 의문을 던지는 여론이 주를 이루며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았던 것. 더욱이 지난 정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마 사업을 후원했다가 뇌물 공여 혐의를 받았기 때문에 기업들의 후원 행보가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바지에 이를수록 기업들의 마케팅 효과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특히 비인기 종목을 후원한 기업들이 후광을 톡톡히 봤다”며 “초반 얼어붙은 후원 분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후원한 것이 득이 됐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선수들을 통한 홍보 효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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