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출마에 광역 못지않은 경쟁까지 선거 분위기 ‘후끈’

4선 출신 안상수 현 창원시장 <뉴시스>
출마 선언, 물망 오르는 前 의원 10명↑
규모 크고 주목도 높은 ‘수도권’에 집중

 
6·13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금배지를 뗀 전직 국회의원들의 ‘하향 러시’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전직 의원들이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여야를 통틀어 두 자릿수를 넘어설 정도로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은 이례적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3선, 4선이나 당권을 잡은 바 있는 중진급 인사들도 기초단체장 출마 도전장을 내밀어 관심이 모아진다. 규모가 큰 기초단체의 경우 광역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현재 전직 의원 출신 중 기초단체장 출마가 거론되는 정치인은 10명이 넘는다. 규모가 크고 주목도가 높은 수도권에 대부분의 후보군이 집중돼 있다.

 
17대 의원 출신 이기우 전 의원 <뉴시스>
   수원·고양·부천·용인 등
‘하향 러시’ 잇따라

 
인구 120만 명의 전국 최대 기초자치단체인 경기 수원시에는 출마를 선언했거나 이름이 오르내리는 전직 의원 3명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염태영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시절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기우 전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전 의원은 2014년 말부터 2016년 중순까지 현 자유한국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 밑에서 연정 차원의 사회통합부지사를 역임했다.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시절 19대 비례대표를 지낸 김상민 전 의원도 수원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같은 당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남 전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김상민 전 의원의 경우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경기북부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고양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거나 하마평에 오르는 전직 의원 3명이 있다. 17대 열린우리당 출신이자 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당선된 최성 현 고양시장은 이미 3선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경기 고양에서 재선을 지낸 김태원 전 의원과 18대 국회 출신인 박보환 전 의원도 한국당 소속 고양시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17대와 18대 부천 소사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은 부천시장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육군 대장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낸 백군기 전 의원은 최근 용인시갑 지역위원장을 사퇴하며 용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전직 의원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량급 전직 의원들도 기초단체장 출마에 도전장을 내밀어 눈길을 끈다.

 
재선 출신 차명진 전 의원 <뉴시스>
   4선·당 대표 역임 안상수
내리 3선 정장선도 도전장

 
15대부터 18대까지 경기 의왕·과천에서 내리 4선을 지낸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해 말 이미 재선 도전을 밝힌 상태다. 한나라당 시절 당 대표까지 역임한 안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출마 당시에도 대표 출신의 거물급 정치인이 지역구를 아예 바꿔 출마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당에서는 창원 성산구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강기윤 전 의원과 경남 의령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진래 전 의원이 잇따라 출마 선언을 하며 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6대부터 18대까지 경기 평택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정장선 전 의원도 이달 초 평택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말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르기도 한 정 전 의원은 현재 민주당 평택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전직 의원들의 기초단체장 출마 러시가 이어지는 데에는 지방분권이 강화되는 측면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구 100만 명이 넘는 광역급 기초단체장의 경우 연간 예산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해 단체장이 되면 상당 규모의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에서 300명 중 1명으로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넘어 1인 실권자로서 예산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직접 지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권한을 토대로 본인만의 시정을 통해 향후 정치적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규모가 큰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광역단체장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형국이다.

 
19대 비례 출신 김상민 전 의원 <뉴시스>
   통합 창원시, 청주시도
여야 치열한 경쟁

 
인구 105만 명의 창원시에는 출사표를 던졌거나 하마평에 오르는 시장 후보만 10명이 넘는다. ‘보수 텃밭’답게 한국당에선 안상수 현 시장을 비롯해 강기윤·조진래 전 의원, 김충관 전 창원시 제2부시장, 장동화 경남도의원,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김종양 전 경남지방경찰청장, 윤대규 경남대 서울부총장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민주당에서는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와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전수식 전 마산시 부시장 등 3명이 물망에 오른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하용 창원시의회 의장과 정규헌 전 당대표 특보 등이 거론되며, 정의당에서는 노창섭 창원시의원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인구 87만 명의 충북 청주시도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에서만 한범덕 전 청주시장, 유행열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연철흠·이광희 충북도의원,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 5명이 거론된다.
 
한국당에서는 남상우 전 청주시장과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임헌경 충북도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무소속으로는 지난해 말 한국당 인사들을 잇따라 고발하며 주목을 받은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