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단과 불규칙한 식습관이 보편화되면서 하루에 필요한 열량 이상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최근 20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비만 유병률은 전체 성인 인구의 30~35%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비만 환자들이 비만을 병으로 인식하지 않는 점이다. 일례로 허리가 아파서 내원하는 환자, 고혈압이 있는 환자,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 중에 누가 보아도 외형적으로 비만인데 본인들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오히려 살을 뺄 필요도 없는 여성들이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서만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현대사회에서 비만은 심각한 질병이다. 비만 그 자체만으로도 외모에 영향을 주지만 내부적으로는 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중풍 등의 심혈관계 질환, 신장장애, 당뇨병, 폐질환 등의 만성질환에 대한 빈도를 증가시키고 생리적 기능을 저하시켜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비만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생활하는 데 불편할 뿐만 아니라  피로감이 더 심해진다는 것 등 일상에서 수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그렇기에 체중감량은 외모를 떠나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체중 감량을 위한 체계적인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 우선 사람이 살이 찌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살이 찐다는 것은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kcal)보다 섭취하는 영양이 많은 것이다. 많이 먹으면 섭취한 영양 중에 소비하는 열량(kcal)을 제외한 잉여열량(kcal)이 몸에 흡수되어 대사과정을 거쳐 체지방으로 합성된 에너지원이 몸에 축적되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은 체지방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비만진단은 체지방량의 정확한 측정 결과로 이루어지며 지방이외의 나머지 체중(제지방체중)의 증가로 인해 표준체중을 초과하는 과체중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경우 체지방량이 체중의 25%이상, 여자의 경우 30% 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진단하게 된다. 비만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체질량지수(BMI), 지방분포를 측정하기 위한 허리둘레 측정, ‘인바디(Inbody)’ 같은 체성분분석기를 이용한 생체저항전기분석법 등이 있다. 

비만치료의 핵심은 적게 먹고 운동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2차적으로 비만이 시작된 경우에는 반드시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비만은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단순비만이므로 먹는 양을 줄이고 많이 움직인다는 원칙 하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적게 먹으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시켜 건강에 해를 주지 않으면서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체중 감량은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지도하에 이뤄져야 한다. 실제로 무리한 식이조절을 통한 다이어트 방법 및 과도한 약물 복용으로 인한 후유증 및 부작용을 경험하는 이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몸을 해치지 않는 안전하고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한의학에서는 비만을 주로 습(濕), 담(痰), 기허(氣虛) 등에서 기인하며, 장부(臟腑) 중에서는 주로 비(脾)와 폐(肺) 및 신(腎)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별로 비만을 비허수습정체형(脾虛水濕停滯型), 담음형(痰飮型), 신양허수습형(腎陽虛水濕型), 식적형(食積型), 간울형(肝鬱型), 어혈형(瘀血型)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비만의 유형을 나누고 개인의 체질과 생활습관, 건강 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맞춤 한방다이어트를 통해 건강과 체질을 개선하여 체중감량을 돕는다. 유형에 맞고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여 우리 몸의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유지시켜 조직과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기초대사율의 향상성을 유지시켜 체중 감량하는 데 족매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도 공급해 건강하게 다이어트 할 수 있게 해준다. 

기타 영양소흡수저해제나 식욕억제제 같은 경우는 내성이 생겨 점차 양을 늘려야 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소 흡수와 식욕이라는 본능을 ‘억제’하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

반면 한방에서 접근한 체중감량은 개인의 체질을 정확히 진단하고 접근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칠 확률과 부작용을 줄인다. 게다가 체질에 따라 부족한 기운을 채워 주면서 식이조절에 들어가기 때문에 기(氣) 흐름의 평형을 유지시킨다.

뿐만 아니라 사상체질로 접근한 한방 다이어트는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비만의 원인을 제거해 요요현상을 막아 장기적으로 건강을 고려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가끔씩 이러한 전문적인 한방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이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이것은 한의학 고유의 체질의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체질은 사람마다 각기 타고난 오장육부의 장부 기능상의 편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소양인, 소음인, 태양인, 태음인으로 구분된다. 오장 중 비(脾)가 대(大)하고 신(腎)이 소(小)하여 배설에 약하고 몸에 쌓아 두기 쉬운 체질인 열이 많은 소양인은 살이 찌기 쉽고, 비(脾)가 소(小)하고 신(腎)이 대(大)하여 몸에 저장하지 않고 배설에 강한 소음인들은 아무리 먹어도 마르기가 쉽다. 

또 장부구조 상 간(肝)이 대(大)하고 폐(肺)가 소(小)하여 에너지 소모가 취약한 많은 태음인들이 살이 찌기 쉽고, 반대로 폐(肺)가 대(大)하고 간(肝)이 소(小)한 태양인은 에너지 소모가 강해 살이 잘 찌지 않는다. 

흔히 아무리 노력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고 말하는 물만 먹어도 찐다는 체질은 거의 소양인과 태음인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런 경우는 기존의 다이어트 요법보다는 체질의학으로 치료했을 때 효과를 보는 때가 많다. 

소양인 비만자들은 위의 화(火)가 허기증을 유발하여 하부의 기능까지 약화시켜 배설을 막기에 위장의 화(火)를 끄는 황련, 석고 등의 약을 투여하며 위장에 열을 조장하는 밀가루, 녹두, 수수, 전분, 인스턴트, 맵고 짠 음식을 삼가되 생랭(生冷)한 야채와 채소를 즐겨 먹어야 한다. 

태음인 비만자의 경우에는 육류, 햄, 치즈와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피해야 하며 율무(의이인)를 차로 달여 마시면 대변으로 습(濕)을 뺄 수 있기에 효과가 있고, 열이 있는 자는 칡뿌리(갈근)을 달여서 차로 먹거나, 즙을 내어 아침마다 복용하면 큰 효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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