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지방선거를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호남을 두고 쟁탈전이 한창이다. 호남을 기반으로 했던 국민의당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열되면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3파전 양상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50%를 상회하고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원내 1당인 민주당과 원내 2당인 자유한국당 의석수는 한 자릿수 차이로 1당 경쟁이 치열하다.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여권으로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 추가적인 의석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호남 출신 초선 의원을 대상으로 빠르면 지방선거전이라도 개별적으로 입당을 받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진, 김관영, 손금주, 이용호
  - 김경진·김관영·손금주·이용호 호남의원 타깃
- 지역 민심 요동… 차기 당선 위해 여당行 전망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는 121석이다. 자유한국당과 5석 차이다. 원내 1당 지위가 불안한 처지다. 집권 1년 차를 적폐청산으로 보냈다면 집권 2년 차는 의회를 장악해 각종 개혁입법을 통과시켜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여당 입장에서는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 유지도 중요하다.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도 있는 만큼 1당 유지는 필수부가결이다.
 
이에 여당 내에서는 여당 텃밭인 호남에서 ‘개별 입당’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당대당 통합이나 지난 총선을 앞두고 공천 탈락을 우려해 탈당한 호남 중진의원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당내 혼란만 가중시킬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 소속이 아닌 호남 지역 초선 의원들 현황을 보면 10명 정도다. 민평당 소속으로는 김경진 광주북갑, 최경환 광주 북을, 윤영일 전남 해남·완도·진도, 이용주 전남 여수갑, 정인화 전남 광양곡성구례, 김광수 전북 전주시갑, 김종회 전북 김제·부안 등이 있다.
 
민주당 의원으로는 안호영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이 유일하다. 무소속 이용호 전북 남원·임실·순창, 손금주 전남 나주·화순 의원이 초선이고 바른미래당 소속으로도 정운천 전북 전주을 의원이 있다.
 
국민의당 탈당,
‘무소속 잔류’ 속내 보니...
 

눈에 띄는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민평당으로 분열해 호남 의원들 상당수가 옮겨갔지만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인사가 있다. 이용호 의원과 손금주 의원이다. 두 의원 모두 초선이고 각각 57, 47세로 상대적으로 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지만 민주평화당의 교섭단체 구성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섭단체 구성에는 참여하지만 민주평화당에 입당하지 않고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현재 15석인 민평당과 6석인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참여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있어 민평당 합류에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두 당이 인위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지만 이념이나 가치 등 추구하는 당 목표가 상이해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날 공산도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 의원은 지역구 민심과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거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여권에서는 민주당행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거취를 두고 고민이 많기는 손금주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민평당에서는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합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손 의원은 민평당보다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기 있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소속인 손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행보를 같이하고 있고 우원식 원내대표등 여당 지도부와 토론회를 통해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손 의원은 국민의당 탈당할 당시에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과 나주와 화순 시군민만 바라보며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겠다”면서 “더 큰 정치를 위해 의연하고 담대하게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는 손 의원이 일단 무소속을 선택했지만, 결국 여당행을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 이 의원과 손 의원 다음으로 민주당행 선택할 것으로 보는 의원이 재선으로 전북 군산이 지역구인 김관영 의원이다. 재선이지만 올해 49세로 50대 미만인 데다 민주통합당으로 국회에 입성해,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을 거쳐 현 여당 수석사무부총장까지 지낸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 직전 국민의당에 입당해 재선에 성공한 이후 통합에 찬성하면서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GM 군산공장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전북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곤혹스런 상황이다. 자신의 지역구 지역민이 대거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소수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지역민들로부터 사실상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의원 주변에서는 “어차피 야당 의원으로서 할 일도 없고 지역민심이 악화돼 차기 당선도 힘든 만큼 집권 여당에 들어가 정부 지원이라도 이끌어 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발 2차정계개편
‘키’는 집권 여당 손에

 
이밖에 민평당 소속 상대적으로 젊은 초선 의원인 김경진 의원도 주목받고 있다. 민평당이 지방선거에서 이렇다 할 성적으로 내지 못할 경우 여당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의원으로 여당에서는 보고 있다. 52세인 김 의원은 젊은 나이에 비해 여야를 넘나들며 상임위 활동과 토론회 등에 참석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몇 안 되는 실력파 의원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국민의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거나 민평당과 바미당에 있지만 지역 정서와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 잔류와 여당행을 선택할 의원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서도 우상호, 설훈 의원 등 소수지만 통합파들은 당대당 통합이 힘들 경우 개별 입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키는 집권 여당이 갖고 있는 모습으로 호남발 2차정계개편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탈당 및 입당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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