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부품 납품 삼성디스플레이는 ‘시름’ 출시 앞둔 갤럭시S9은 ‘방긋’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애플의 아이폰X 부진에 제일 신바람이 나야 할 ‘라이벌’ 삼성이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오는 16일 판매가 본격 시작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에는 분명 호재이지만, 문제는 삼성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패널을 독점 공급, 애플이 판매 부진으로 부품 주문량을 감소시키자 생산시설 가동률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X의 판매 부진으로 공급량을 줄일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최악의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때 ‘애플 덕’ 봤지만 지난해 4분기 반짝… 최악 실적 예상
아이폰X 빠른 판매 감소 추세에 갤럭시S9 반사이익 전망

 
지난달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X의 판매 부진으로 최근 부품 주문량을 2000만 대 규모로 감소시켰다. 당초 애플은 올해 1분기에만 400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었는데,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못 미치며 ‘애플 쇼크’라는 말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애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아이폰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 떨어진 7730만 대였다. 업계에서는 아이폰X가 11월 24일 출시된 점을 고려, 올해 1분기부터 부진한 판매 실적이 본격 반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애플, 최대 바이어에서 ‘애물단지’ 전락?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생산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에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며, 애플을 중심으로 한 OLED 수요 증가에 대비해 10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런데 아이폰X가 예상 밖으로 부진에 빠지자 삼성디스플레이도 비상이 걸린 것.

애플이 기대작 아이폰X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할 때만해도 엄청난 파급효과가 기대됐다. 애플은 초창기 높은 부품 주문량을 나타내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애플이 부품 주문량을 급감하며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발주도 대폭 삭감, 업계에서는 ‘반짝’ 상부상조를 꾀했던 애플과 삼성과의 관계에 대해 ‘역시는 역시’ ‘원수는 원수’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부품 주문량 감소로 삼성이 기존 보다 50~60% 수준까지 생산 가동률을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애플 공급량의 경우 50% 수준까지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올해 1분기 충남 삼성 공장에서 생산되는 OLED 패널 가운데 애플 공급용이 기존 4500만~5000만 대 수준에서 2000만 대 이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19일 “삼성은 2018년 2분기 생산 목표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추가 감축이 있을 것”이라며 “아이폰X 흥행 부진이 메모리 칩 가격을 낮추는 등 부품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관측이 사실일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2016년 설비투자액을 13조5000억 원까지 늘리며 전년 대비(4조7300억 원) 3배 가까운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OLED 매출 감소와 더불어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현재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최대 위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1분기 애플vs삼성 격돌 삼성 완승 예상
 
반면 오는 16일부터 판매가 시작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8일까지 갤럭시S9의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 중이다. 갤럭시S9과 S9+의 출고가는 64GB 기준 각각 95만7000원, 105만6000원이다. 갤럭시S9+의 256GB 모델은 115만5000원이다.

그동안 애플과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 때마다 실적 경쟁을 거듭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접전을 벌여 왔다. 이에 올 1분기에도 아이폰X와 갤럭시S9의 각축전이 예고됐으나, 아이폰X가 예상보다 빨리 판매 감소 추세에 접어들며 갤럭시S9이 시장 점유율을 쉽게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도 갤럭시S9의 예상 판매량을 10% 이상 상향 조정하며 갤럭시S9이 아이폰X 부진의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9의 연간 판매량은 전작 대비 증가한 4500만 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번 MWC(Movile World Congres s)2018은 화웨이,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없어 갤럭시S9의 독무대다. 갤럭시S9은 기대치보다 높은 판매 호조가 가능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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