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선포, 웅진그룹의 미래 책임질 수 있을지 주목

윤 회장 “렌탈의 원조답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도입…시장 확대”
 
코웨이의 해외시장, 포화된 가전렌탈시장 극복 위해 코웨이 인수 필요 인식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7일 정수기를 비롯한 생활가전 렌탈(Rental) 사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2013년 웅진그룹 경영 악화로 인해 옛 웅진코웨이(現 코웨이)를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지 5년여 만이다. 무일푼에서 시작해 연매출 6조 원, 재계 서열 30위권까지 올라갔던 성공 신화를 쓰고도, 유동성 위기를 막지 못해 한순간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던 윤석금 회장의 재도전 선포가 웅진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렌탈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웅진그룹은 지난달 27일 5년 만에 ‘웅진렌탈’이라는 생활가전 렌털사업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밝혔다. 웅진그룹은 부동의 렌탈시장 1위 ‘코웨이’를 만들어 성장시킨 만큼 새로운 ‘웅진’이란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다시금 각인시킨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앞으로 모든 제품을 빌려쓰는 시대가 올 것이다. 웅진은 렌탈의 원조답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도입해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회장은 백과사전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1989년 정수기 사업을 시작하며 ‘렌탈 서비스’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조한 인물이다. 외환위기 여파로 웅진코웨이가 부도 위기에 몰리자 윤 회장은 직접 웅진코웨이 렌탈 모델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 회장은 팔리지 않고 쌓인 정수기를 보며 코디 서비스라는 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한국식 렌탈 시스템을 고안해 국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구입이 아닌 렌탈하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
 
윤 회장은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등을 대여하고 판매했던 해당 분야 1위 업체로 만들었다. 또 웅진그룹을 한때 연매출 6조 원을 기록하는 30대 그룹 반열에 오르는 등 성공신화를 쓴 바 있다.
 
그러나 웅진은 2007년 극동건설 인수를 기점으로 위기에 빠졌다. 건설 경기 침체로 부실해진 극동건설 살리기에 나섰다가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웅진이 2012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갈 당시 채무는 1조4384억 원에 달했고 웅진은 2013년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1조2000억 원에 매각했다. 웅진과 MBK파트너스는 계약 조건에 ‘경업금지’(영업상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하는 것을 금지함) 항목을 넣었고 이에 웅진은 5년간 렌탈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MBK 측과 경업금지 기간이 풀리면서 웅진은 올해 1월부터 렌탈사업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코웨이 인수가 절실”

 
윤 회장은 렌탈사업 론칭을 위해 지난해부터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등 새로운 가전렌탈사업 시작과 전렌탈시장에서 독보적 1위인 코웨이의 인수 방안을 고심했다. 그러나 코웨이의 지분 가치는 현재 거의 2조 원대로 추정돼 웅진의 자금력으로는 코웨이를 인수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 향후 코웨이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채 필요 자금을 모으기 위한 자체사업 성장에만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 인수건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현재 코웨이는 가전렌탈시장 1위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 높다. 코웨이의 해외 매출은 2015년 2561억 원에서 2016년 3323억 원으로 약 30% 가까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해외 매출은 4320억 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웨이가 현재 많은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는 미국, 말레이시아, 중국, 태국은 모두 윤 회장이 2000년대 초반부터 직접 해외 진출을 이끌었던 국가다.

반면 웅진은 현재 터키 한 곳에서만 정수기렌탈사업을 하고 있다. 터키 외 다른 해외 진출에는 이미 코웨이가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어 윤 회장은 코웨이의 인수가 절실하다.
 
또 웅진이 ‘코웨이’로 급성장했던 과거 가전렌탈시장은 이미 많은 변화가 생겼다. 1위 코웨이에 이어 2위를 다투는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등이 적극적인 투자로 가전렌탈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 이에 윤 회장의 1위 코웨이 인수를 통해야만 과거 ‘웅진코웨이’의 성공가도를 다시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이런 이유로 윤 회장이 결국 코웨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위한 웅진의 노력은 분주하다. 웅진은 경기, 대전, 부산 등 주요 도시에 30여개 지국을 설립하고 100여개 대리점을 모집한 상태다. 지국과 지점 및 대리점 조직은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온라인 판매도 병행한다.
 
사업 확장 위한 노력
 

렌탈사업 확장을 렌탈사업은 신승철 부사장이 총괄한다. 신 부사장은 과거 웅진코웨에서 W영업본부장을 지낸 영업 전문가다. W영업본부는 코디 조직과 별개로 판매만 전담하는 전문 영업조직이다. 신 부사장은 1994년부터 웅진그룹에서 일했으며 2013년 1월 웅진코웨이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되자 2014년 5월 웅진씽크빅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석금 회장이 2016년 화장품 방문판매 전문회사 ‘웅진릴리에뜨’를 설립했을 당시 초대 대표이사를 지냈을 정도로 윤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에 몸담았던 인력들의 복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장 영업직의 경우 윤석금 회장이 영업사원 출신인 만큼 웅진에서 영업사원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론칭과 동시에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 총 8종의 렌탈 제품도 함께 출시했다. 코웨이와 취급하는 품목들과 비슷해 ‘치킨게임’에 나선 것으로 보이면서 렌탈 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관망된다. 웅진 측은 ‘직수형 정수기’ 등 현재 시장에서 인기 있는 전략제품과 역삼투압 방식인 ‘클래식 정수기’와 ‘실속 정수기’ 등의 제품을 함께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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