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동국대학교(총장 한태식 보광스님) 교수 및 동문 등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철야농성 중인 학교 청소노동자들의 조속한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동국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등 학내 구성원과 시민단체 참여연대,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당국이 청소노동자 인원을 충원하고 현재의 청소용역업체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교수‧동문 등에 따르면 동국대는 비용 등 문제로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8명을 신규 채용하지 않고, ‘청소근로장학’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 대상 아르바이트로 대체했다. 이 아르바이트는 시급 15,000원에 하루 2시간 근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노동자 47명은 “올해 1월 2일자로 청소노동자 채용이 예정돼 있었으나, 인건비 인상이라는 이유로 (동국대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일방 통보를 했다“면서 “청소노동자 일자리를 빼앗아 학생과 청소노동자 사이의 이간질을 하려 한다”며 지난 1월 29일부터 학교 본관 총장실 앞에서 24시간 철야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인원 감축을 반대하는 한편, 총장과의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보광스님과의 면담을 위해 5차례 공문을 보냈지만 현재까지도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최근 선정된 청소용역업체는 과거 여러 차례 노조 파괴와 부동노동행위를 일삼은 곳이라며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학교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 사태와 관련 민교협 교수들은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 투쟁 장기화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학교 본부의 불통 행정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한 경희대‧고려대 사례를 거론하며 동국대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동국대 동문 300인도 성명을 통해 “동국대는 청소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는 곳으로써, 청소노동자들의 합법적인 쟁의행위를 인정하고 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철야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은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는 8일 노동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집단 삭발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