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일할 수 있는 장비와 환경은 만들어줘야 한다”
▲일일 환경공무관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 옛날엔 ‘환경미화원’이라 했는데 이젠 ‘환경공무관’이라 부른다. 오래전부터 생각 해왔는데 선거 임박해서 하니 조금 조심스럽긴 하다. ‘남 보여주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우리 지역구의원들에게 몇 번 “이런 거 국회의원들이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실제로 체험해서 애로사항을 알아야 한다”고 제의했었다. 그러다 “내가 한 번 해보자”해서 했다. 참 보람찼다.
▲어떤 점이 보람찼나?
- 이 분들이 지나가면 주변 환경이 정리가 되지 않느냐. ‘우리 동네 아름다움을 이 분들이 만들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하면서 느낀점이 있다면?
- 해보니 애로사항이 많다. 제일 어려운 건 골목길에 야간 주차(돼 있는 차량들이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차량이나 수레차가 진입을 못 한다. 차를 세워 놓고 멀리까지 걸어가서 (쓰레기를) 들고 이동을 해야 한다. 이게 제일 힘들다. 멀면 200m 이상 걸어야 한다.
두 번째는 재활용에 남은 이물질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들거나 이고 올 때 (이물질이) 흐른다. 그리고 악취(가 난다). 오토바이에 손수레 차량을 달고 다니는데 항상 위험하다. (오토바이) 뒤에 야광 표시 등을 하지만 밤이라 차량들이 쌩쌩 달리지 않느냐. 앞에서는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뒤에 두 명이 타 있는데, 위험하고 불안하다.
그 분들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뭐냐”고 물으니 수레차를 연결하는 오토바이를 자비로 산다고 하더라. 지원이 나오지 않는데 이게 600여만 원 정도 한다. 구(區)에서 이 부분을 반드시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일할 수 있는 장비와 분위기는 만들어주어야 하지 않나.
▲활동 후 소감은?
- 너무 기뻤다. 하루 했는데도 팔이 저리더라. (쓰레기를 수거한) 나중에 돌아와서 5톤짜리 적재함에 (쓰레기들을) 들어서 버려야 한다. 보통 일이 아니다.
▲같이 활동했던 공무관들이 뭐라고 하던가?
- (체험)하면서 ‘이 분들이 나를 위해 격식을 갖춰서 (나를) 불편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많이 했다. 처음 할 때 “절대 나를 의식하지 마라. 새로운 직원 하나 왔다 생각해라”라고 얘기했다.
그 분들은 아마 “처음에 좀 하다가 지치겠지”라고 생각하셨을 거다. 마음먹고 했다. 재미있게 했고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주셨다.
600만 원 상당 오토바이 자비 구입,
거리 곳곳에 세워진 불법 주차... 애로사항 많다
▲체험 후 가진 조찬 때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나?
- (앞서 말한) 오토바이 (구매)가 1순위다. 그 다음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골목에 수레차를 세워 둔 뒤 쓰레기를 들고 멀리 오는 것이다.
▲주위 반응은 어땠나?
- 하도 지역을 누비고 다니다보니 “너 그거 좋아하는 애니까 그럴 만하다”고 했다. “너니까 했어” 이런 말도 들었다.
▲환경공무관의 인원 증원이 어려운 이유는?
- 각 구별로 인력 정원이 있는데 이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앞으로 증원을 위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선거철이다 보니 ‘보여주기 식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생각하나?
-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조기축구회 등의 모임에 공무관들이 회원으로 있다. 이 분들과 많이 소통하고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러다 보니) 이런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998년도에서 2002년 사이에 구의원을 했다. 15년, 20년 전이다. 그 때 저녁 11시쯤이 되면 석계역 주변을 30분~1시간 정도 가량 청소했다. 그 때는 솔직히 사람들이 보는 데 (청소)하는 게 창피했다. 그런데 막상 하다 보니 이렇게 직접 해보는 게 내 취향에 맞더라.
▲자주 현장을 찾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가서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오는 거다. 내 철학은 그거다. 현장 가야지만 내가 발전한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