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과 노동자 간 합의 아냐 노동계약서에 해당 내용 명시 안 돼”

제보자 “부당한 직장 문화 개선되는 계기 됐으면”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제약·바이오 회사 ‘나이벡’이 노동자들의 시간외수당을 일부 미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서울이 만난 제보자 A씨는 “사측이 실사(특정 기관의 인증을 받는 과정)준비기간의 시간외수당을 일방적으로 1/2만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노동자들의 잦은 이탈로 이어졌고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업무가 과중되는 등의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외에도 야근 업무 지시 후 수당 미지급 통보 등 부당 근로 실태가 계속해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일요서울은 제보자들이 제공한 자료와 주장에 근거해 ‘나이벡’ 논란을 알아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 산업으로 제약·바이오가 꼽힌다. 그중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소재 지능형 생체계면공학 연구센터에서의 연구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탄생한 기업 ‘나이벡’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회사 중 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노력은 묵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이벡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허등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허등록을 위해서는 실사(특정 기관에 인증을 받는 과정)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는 노동자들의 야간근무(이하 야근)가 잦다. 실사준비 기간은 통상 실사 일주일 전부터 진행된다.

제보자 A씨는 “(나이벡 측이)시간외 수당을 반토막 내 50%만 지급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실사를 오는 기간에 잦은 야근 업무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시간에 대한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내용은 사측과 노동자 간의 합의가 아니며 노동계약서상에도 해당 내용 명시가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제보자들이 근거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벡 측은 근로자들이 근로 후 사측에 일일 몇 시간을 초과 근무했는지 보고받아 근로자의 초과근무 시간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시간에서 1/2으로 시간을 축소해 수당을 지급하고 있었다. 실제 근로자들이 제시한 자료를 근거로 (최저시급*1.5)/금액으로 계산해 보니 시간 반토막 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해 힘든 행태 만연

제보자들은 초과근무 시간 임금 반토막 지급으로 인해 2차, 3차 피해가 파생된다고도 했다. 제보자 B씨는 “시간외 수당 정상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잦은 야근이 계속되자 노동자들의 잦은 이탈로 이어졌고 남아 있는 노동자들에게 업무가 과중되는 등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실제 업무량이 늘어 야근시간은 늘어났지만 실사기간 야근수당 1/2 지급이라는 내부 지침으로 노동자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나이벡의 근무실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무직 상급자 C씨는 SNS를 통해 “강요는 하지 않는다”며 야근 업무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다만 해당 내용에는 야간근무 업무지시를 내리고는 있지만 해당 부분에 대한 야근수당 지급은 어렵다고 덧붙여 논란이다.

이학주 노무법인하나 노무사는 시간외 수당 임금 1/2 지급과 관련해 “근로기준법 상 초과근무 시 시간외수당은 150%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 상호 당사자 간 정하더라도 법 이하로 정할 수 없다”며 “근로기준법은 ‘강행법률’이라고 한다. 상호 간의 약정이 있더라도 무효다. 근로기준법에 따라서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동법상 처벌은 “임금을 안 준거면 근로기준법 43조와 56조에 의거 임금 미지급으로 봐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최고 구형이다. 통상적으로 검찰은 미지급된 임금에 보통 체불금액의 20~30%를 벌금으로 청구한다”고 했다.

한편 나이벡은 의료기기전문회사로 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관련제품, 치아미백제, 치과용 골이식재 제조사업을 하는 코스닥 기업이다. 나이벡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48억7000만 원을 기록하며 2016년 매출액인 34억6000만 원보다 39.14%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실제 나이벡의 2017년 적자폭은 전년대비 매 분기 축소됐으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허등록 및 임상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나이벡은 올해 ‘턴어라운드’(수익성이 급격히 좋아져 기업 내실이 큰 폭으로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상횡이다.

그러나 이번 나이벡의 부당근무실태에 관한 논란들을 시작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에 이미 만연한 관행으로서 자리 잡은 이런 행태의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 돼 파장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또 다른 제보자 D씨는 “같은 근로자로서 고생하는 것에 대한 근로수당이나 고충해결 등을 몰랐던 점이 마음 아프다”며 “대한민국의 직장 문화가 이제는 한 걸음 진보해 선진국의 직장 문화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다른 회사들에서의 부당한 직장 문화에 대해서 요즘 화제로 부상한 ‘me too’ 운동처럼 (노동자들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나이벡 측에 해당 내용에 대한 확인을 위한 연락을 취했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 제보자가 누구인지 알려줄 수 없냐”며 “답변 주겠다”라는 말만 남긴 채 현재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