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최근 은행권 채용비리 정황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도리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에 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발행된 주간조선 보도에 따르면 최 원장은 당시 대학 동기 L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채용에 응시한 L씨 아들을 내부 추천했다. L씨는 최 원장과 같은 연세대 경영학과 71학번으로 건설 관련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과거 채용 관련 의심사례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최 원장의 추천 건을 발견했다”며 “L씨 아들은 당시 평가점수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지만 채용됐고 현재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근무 중”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은행들을 대상으로 채용비리 점검에 나섰지만 최 원장의 추천이 있던 2013년은 포함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최 원장은 친구 아들을 추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원장은 주간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부탁을) 받아서 (담당자에게) 던져준 것일 뿐 (채용)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결과만 알려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의 사례가 금감원이 검찰에 넘긴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큰 차이점이 있지 않다고 해석한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하나은행 등 5개 은행에서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통보했다. 금감원이 적발한 채용비리 유형에는 자녀나 지인의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는 등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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