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김지은(33) 씨가 자필로 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12일 "온라인공간 및 언론기사에서 김 씨와 그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과 사적 정보가 매우 심각해 2차 피해가 상당하다"며 김 씨가 자신의 심경을 담아 적은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김 씨는 편지에서 "그제 차분히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진실만을 말씀드렸다"며 "방송 출연 이후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태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들이 있어 다시 한번 용기내 편지를 올린다"고 썼다.
 
김씨는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 저는 평범한 사람"이라며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 제 어려움에 자신의 일상을 뒤로 하고 도와주시는 변호사님들과 몇몇 활동가님들만 함께 계실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소신으로 리더의 정치관을 선택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캠프에 참여했고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은 도려내고 싶은 시간으로 기억될 뿐"이라며 "말할 수 없던 힘겨웠던 기억들이 지난 2월 말 다시 일어났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았고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었기에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다. 큰 권력 앞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를 드러내는 것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며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누구보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예상했던 일들이지만 너무 힘이 든다"며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 다만 가족들에 관한 허위 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 노출되는 뉴스만으로도 벅차다. 가족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여러 모습으로 가해지는 압박과 위협 속에서도 함께 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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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지사의 비서였던 김 씨는 지난 6일 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안 전 지사로부터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지난 9일 검찰에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23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다음날 아침 귀가했다.
 
검찰은 같은 날 오후 자진출석한 안 전 지사도 조사를 받았다. 그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9시간30분 동안 조사받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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