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북한에서 석방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통일부 등에 따르면 12일 기준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된 한국인은 모두 6명이다. 3명은 선교사, 나머지 3명은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선교사 3명은 김정욱(54·2013년 10월 억류)씨, 김국기(64·2014년 10월 억류), 최춘길(59·2014년 12월 억류)씨다. 이들은 모두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억류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으며, 모두 무기노동교화형을 받았다.

한국 국적 탈북민은 모두 2016년에 억류됐다. 당시 남북관계는 북한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급속도로 경색되는 상황이었다.
 
고현철씨의 경우 2016년 5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납치됐다. 북한은 그해 7월 자백 기자회견 자리를 만들어 고씨가 어린이 유괴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2명은 같은 해 3월 북중 접경지역에서 납치됐다. 한 명은 김원호씨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한 명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국인도 3명 억류돼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계로 2015년 12월에 억류된 김동철씨는 노동교화형 10년을 받았다. 나머지 2명은 평양과학기술대 소속으로 모두 2017년 상반기에 억류된 김상덕, 김학송씨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여러 차례 걸쳐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의 조속한 석방과 송환을 요구해왔다"며 "앞으로 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실 우리 국민이 북한에 억류될 때마다 이와 같은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나 남북 경색 국면이 고착화하고, 2016년 2월에는 남북 직통전화마저 끊어지면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북한과 교류하는 제3국의 외교사절 또는 국제기구 등을 통해 억류된 한국인의 송환을 요구하는 정도의 조치가 전부였다.
 
그러나 지난 1월 3일 남북 판문점 연락채널이 23개월 만에 복원되고, 남북 특별사절단이 상호 방문해 오는 4월 판문점에서 제3차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등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정부의 이들을 데려오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가 있느냐 여부다. 4월 남북정상회담까지 앞둔 상황이다 보니 정부는 북한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할 공산이 크다. 정부의 이러한 소극적인 자세는 과거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8월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석방한 바 있다. 임 목사는 2015년 12월에 억류돼 무기노동교화형을 받았다. 북한은 석방 당시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병보석됐다"고 밝혔다.
 
당장 억류자 석방을 위한 협상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억류된 사람들의 신변 안전 여부는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북한은 표면적으로 억류된 사람들이 체제전복기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지만, 억류된 사람들을 정치적 카드로 이용해왔다는 점에서 석방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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