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서울에서 근무하는 소방관 A씨(34)는 만성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근무한지 1년도 채 안됐으나 어깨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A씨는 처음에는 무거운 장비를 들고 출동하거나 환자들을 이송한 후에만 통증을 겪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장비 무게만 산소통을 포함해 30㎏에 육박하고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요통을 느낄 새도 없이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통증은 만성화됐다. 근무를 하지 않는 날에도 어깨 결림과 두통까지 찾아왔고 병원에서는 '어깨충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사소한 생활민원부터 인명구조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소방관들이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 등이 소방관 8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2015년)'에 따르면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은 소방공무원이 전체의 39.5%(3025명)에 달했다. 소방관 10명 중 4명이 척추디스크에 시달리는 것이다.

소방공무원들이 가장 통증을 많이 느낀 신체부위로는 허리(64.9%), 어깨(50.5%), 목(40.4%)이 꼽혔다.

창원자생한방병원 이성엽 원장은 "요통을 유발하는 많은 조건 중 반복적인 허리 굽힘과 무거운 것을 옮길 때가 있는데 소방공무원들은 업무특성상 이들에 상시 노출돼 있다"며 "무거운 장비를 챙기거나 무리하게 진화작업을 하면서 만성요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구조·진화 작업 시 낙상사고가 있으면 급성요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화재 진압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신체를 보호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산소통 등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다.

소방관이 착용하는 장비의 무게는 11㎏짜리 산소통을 포함해 약 27㎏. 초등학교 3학년 아이 1명을 안고 뛰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장비를 메고만 있어도 버거운데 소방관들은 이런 장비들을 착용하고 현장에서 구조해야 할 사람까지 둘러메고 뛰면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몇 배로 커진다.

이 원장은 "무게에 의해 일차적으로 하중을 받는 신체 부위가 어깨다. 소방관들처럼 무거운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은 어깨 결림에 시달리기 쉽다"면서 "어깨 통증을 방치하면 어깨는 물론 팔, 목, 머리까지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에 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평소 어깨 근력을 키워 돌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육의 긴장과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이 원장은 덧붙였다.

소방관들이 전국 어느 병원에서나 부담 없이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원장은 "현재는 공무상 재해를 입은 공무원이 근로복지공단 병원을 방문하면 본인 부담 진료비 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소방공무원들의 접근성을 감안해 보다 폭넓은 병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