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100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14분 논현동 사저에서 출발해 9시21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이 전 대통령은 긴장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서 미리 준비한 A4 용지를 꺼내 600여명의 내‧외신 앞에서 출석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측근들을 향한 사과의 뜻도 표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고 정치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중앙지검 청사 입구 주변에는 ‘구속수사’를 외치는 시민단체와 ‘정치보복’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양측은 지근거리에서 각각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검찰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100억 대 뇌물수수, 300억 대 비자금 조성,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직권남용, 횡령·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20여개의 혐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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