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뉴시스>
[일요서울 | 고은별 기자] 경찰이 극단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이번 주말 소환 조사한다. 경찰 조사에서 이 전 감독이 성폭력 혐의를 인정할지 이목이 쏠린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는 이 전 감독에게 오는 17일 오전 10시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도록 소환을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이 전 감독을 상대로 실제 성폭행 또는 성추행 여부, 극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하면서 위력이나 협박, 폭력 등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 전 감독은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을 맡고 있던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등 극단원 16명을 상대로 성추행 등의 성폭력을 상습적으로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이 전 감독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자택과 경남 밀양연극촌 연희단거리패 본부, 경남 김해 도요연극스튜디오,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통해 지난 5일 법무부에 이 전 감독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를 신청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김수희 대표 등 피해자 16명은 이 전 감독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변호사 101명으로 구성된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을 통해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이 전 감독을 고소했다. 이들 고소인은 모두 연극인이다.

그 중 김 대표는 지난달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 당시 여관에서 이 전 감독으로부터 안마 요구를 받은 뒤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밖에 이 전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관련 피해자의 구체적인 증언이 잇따랐다.

한편, 이 전 감독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무릎을 꿇고 제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 그 어떤 벌도 받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성관계를 맺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력적이거나 물리적인 제압은 없었다”며 강제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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