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옛 개항기 외국인묘지 부지에 조성…청량근린공원으로 변경 추진

[일요서울|인천 조동옥 기자]인천 연수구 청량산 기슭에 있는 옛 개항기 외국인묘지가 숲속어린이집과 생태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조감도
  연수구는 15일 청학동 산 53-2번지 일대 1만4606㎡의 부지에 숲속 어린이집과 생태박물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숲속 어린이집은 지상 2층에 연면적 1090㎡ 규모로, 생태박물관은 지상 3층에 연면적 1800㎡ 규모로 예정됐다.
 
생태박물관은 1층에는 동‧식물체험관, 2층에는 곤충체험관, 3층에는 3D영화 관람관이 설치되어 주민들에게 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곤충을 직접 만지고 관찰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자연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시설과 학습장 등도 조성된다. 또 생태박물관 야외에는 숲 산책로를 비롯해 숲 피크닉장과 숲 공연장, 숲 교실, 숲놀이터, 무장애꽃길, 짚와이어체험장 등이 조성된다.
 
그리고 생태박물관 옆에 지어질 숲속 어린이집은 자연과 어우러진 최적의 장소로 주변에 조성될 학습장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전국 최고의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구는 생태박물관 62억 원, 숲속 어린이집 27억 원 등 총 사업비 93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는 조만간 시 지방재정투자심사를 의뢰하는 등 국‧시비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한 이 부지를 청량문화공원으로 바꾸기 위해 '외국인묘지 이전부지 도시관리계획 결정 용역'을 하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상반기 중으로 용역을 통해 당의 용도를 확정하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구는 올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에 전체 사업비 및 일부 사유지(496㎡) 매입을 위한 보상비 등 관련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르면 2019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0년 3월엔 문을 열 계획이다.
 
사업 부지는 함박중학교 우측에 있는 옛 외국인 묘지 이전부지다. 지난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국내에 체류하던 외국인 선교사·의사·세관원들이 안장됐던 곳이다. 당초 외국인 묘지는 지난 1914년 북성동 1가에 처음 마련됐다가, 광복 후 철도 부지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1965년 지금의 청학동 부지로 옮겨졌다.
 
미국인 의료 선교자이자 조선민속을 연구한 엘리 랜디스(Eli B. Landis, 한국명: 남득시, 1865∼1898년) 박사를 비롯해 독일 무역회사의 간부였던 헤르만 헨켈(H. Henkel), 타운센드 상회를 설립한 월터 타운센드(Walter D. Townsend) 등 인천과 인연을 맺은 외국인 인사들이 안장되어 있었다.
 
이 외국인묘지는 지난해 5월 인천시와 7개국 주한 대사관에 의해 인천가족공원(2단계)에 마련된 외국인 묘역으로 옮겨진 상태다.
 
이재호 구청장은 “숲속 어린이집 건립으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출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도심 속 맑고 청청한 청량산의 가치를 담은 생태박물관이 생기면, 청학동은 물론 연수구의 명소가 되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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