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만족도 고려… 생산·수익성 충족시켜야…

단순 저가 전략은 호기심일 뿐 … 효과 오래갈 수 없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창업시장에서 급성장한 아이템은 저가다.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질보다는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게 이유다. 이에 질을 조금 떨어뜨리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정책은 거의 모든 업종으로 확대되다시피 했다. 이로 인해 저가는 2~3년을 주기로 다양한 업종에서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 창업시장을 살펴보면 무조건 저가 판매전략을 구사한다고 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가격 대비 만족감’이 떨어지는 상품은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원가 상승에 따라 수익성을 맞추지 못해 고전하는 경우도 많다. 생산성, 소비성, 수익성이 동시에 충족되지 않으면 창업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창업자가 저가격 정책을 추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고려한 고품질 유지 정책이다. 이와 함께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경영관리 시스템도 보완해야 한다. 소비자는 다양한 구매 패턴을 보인다. 사회, 경제 트렌드가 변화하는 만큼 소비자의 상품 선택 트렌드도 급격한 변화를 맞게 마련이다. 수많은 정보와 경험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 또한 다양해지고 눈높이는 높아진다.
 
대표적인 예로 초밥시장이 그렇다. 과거 기계식 초밥인 무한회전초밥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수제초밥으로 시장이 변화됐다. 수제초밥이 맛있는 집 스시노백쉐프는 초밥 외에도 정통일식의 맛과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업그레이드한 초밥 메뉴를 선보이면서 일식창업시장에서 급성장중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일반적인 간장소스를 찍어먹는 방식에서 벗어나 생크림으로 만든 생와사비 특제소스로 색다른 매운 맛을 제공한다. 크림소스가 더해지면서 매운 맛을 중화시키고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스시노백쉐프는 전문 조리사의 인력 보충을 위해 여러 기관과의 MOU(업무협약)를 맺어 가맹점에 지원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닭강정 프랜차이즈 가마로강정은 강정 반죽에 쌀가루를 써서 바삭한 식감을 살려 길거리 닭강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소비성과 수익성을 높였다. 대표 메뉴는 한국 전통 가마솥에서 일정한 온도로 튀긴 닭강정이다. 자체 개발한 파우더와 소스로 가마로강정만의 차별화된 맛과 식감을 냈다. 치킨과 떡볶이를 콜라보한 걸작떡볶이도 치떡세트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메뉴를 제공한다. 걸작떡볶이는 ‘칼칼한 국물+탄수화물’에 든든한 식사 콘셉트를 내세우며 2년 만에 전국 70여 개 매장을 오픈하는 성과를 이뤘다. 국물떡볶이와 국물닭볶이, 부대떡볶이 등 친근하면서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걸작떡볶이가 소비자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98.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별한 메뉴 개발
 
첨단 염지기술과 시즈닝을 앞세운 치킨퐁은 치킨전문점과 생맥주전문점, 피자전문점의 장점을 섞어 소비성면에서 월등하다. 매장 인테리어를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형 콘셉트로 꾸며 연인을 비롯해 단체, 가족 외식 공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프리미엄 김밥전문점 정성만김밥은 숯불향 가득한 고기를 넣은 김밥의 차별성을 강조한 브랜드다. 김밥 외에도 브리또 등의 메뉴도 추가해 아이와 여성들이 즐겨찾는 메뉴 폭을 확대했다. 1인 운영이 가능한데다 포장과 배달, 매장 판매도 겸하고 있어 매출의 안정성을 높였다.
 
젤라또로 국내에 디저트카페 열풍을 일으킨 카페띠아모는 젤라또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건강 메뉴를 개발해 건강 카페의 콘셉트를 다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젤라또는 천연재료로 매일 만들어 신선함과 쫄깃함이 뛰어나다. 카페띠아모는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젤라또를 제조 후 72시간이 지나면 전량 폐기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가격 대비 만족감이 높아 가심비 브랜드로 불린다. 카페띠아모는 다양한 젤라또 외에도 젤라또와 에이드가 만난 젤라또 플로트, 우유가 곁들인 젤라또 쉐이크를 비롯해 수제 와플, 조각 케익, 베이글 등의 베이커리류도 갖추고 있다.
 
유럽풍 돈가스를 내세운 부엉이돈까스는 독특한 메뉴로 맛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노우치즈돈가스, 아이스돈가스, 볼케이노돈가스 등을 최초로 개발해 여성과 어린이의 입맛을 제대로 잡았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제주산 돈육을 100시간 저온숙성하면서 세계 최초로 녹차마리네이드를 도입해 맛과 품질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 지난해부터는 일본 고베의 맛과 멋을 담은 고베부엉이돈까스 콘셉트도 선보이고 있다.
 
부엉이돈까스는 또 지난해 중기청으로부터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로도 선정돼 가맹점과의 수익을 나누고 있다. 소스의 제조 원가 절감에 따른 수익을 가맹점과 나누고 매년 말 당기 순이익의 10%을 다음 년도 각 가맹점들의 마케팅 비용과 물류지원 예산으로 편성, 지원한다는 계획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신개념 분식편의점 분식발전소는 인력부담을 줄이면서도 고객에게는 값싸고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자는 분식달인 이영찬 대표의 2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선보인 브랜드다. 셀프시스템을 도입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선호하는 분식을 엄선해 음식초보자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식재료를 원팩화해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분식발전소는 또 신규 가맹점주들에게 인기드라마 월계수양복점에 특별출연한 40년 양복달인 엘부림양복점 박수양 명장의 명품양복도 선물로 증정해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특히 창업자가 점포를 원할 경우에는 상권분석전문가 두드림창업경제연구소 박민구 소장의 상권분석 서비스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점포 맞춤 경영 지원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의 장점은 일본에서 직수입한 장비로 완벽한 품질이다. 본사와 지사, 가맹점 직원들의 기술 향상을 위해 정기적인 일본 연수도 시행 중이다. 대표적인 차별 요소는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드라이클리닝 용제 관리다. 세탁 후 드라이클리닝 용제를 물처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카본(숯) 필터에 여과시키면서 증류기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100% 순수한 용제를 추출해 사용한다.

아울러 매장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가맹점 활성화 지원을 위해 점주의 날 행사(소비자의 날) 등을 통한 브랜드 홍보와 가맹점 운영 Q·S·C를 전문직원이 직접 관리한다. 또한 매장별 전문 슈퍼바이저(SV)의 경영분석에 따른 점포별 맞춤 경영지원이 이뤄진다. 아울러 지역별 점주 간담회 개최를 통한 상생경영도 실시 중이다.
 
이처럼 최근의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생산성과 수익성, 소비자의 소비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단순한 저가 전략을 구사하면 처음에는 호기심에 고객들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품질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그 효과가 오래갈 수 없다. 저가 전략이 성공 창업을 담보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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