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모습 내려놓고 SNS 통해 긍정적 효과 거둬

새로운 경영철학…기존 재벌가 오너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재벌家 오너들의 행보는 일반 대중에게는 많이 감춰져 있다. 이로 인해 재벌 오너 대부분은 폐쇄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반면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오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서원 두산 전무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부정적 이미지 탈피와 동시에 경영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재벌의 ‘권위적’ 모습을 내려놓고 새로운 경영철학에 앞장선 이들의 행보를 좇아가 봤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SNS를 통해 가장 활발하게 ‘소통’하는 경영인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어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행보를 전하는 등 SNS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지난 14일 기준 15만1000명에 달한다. 이런 정 부회장의 소통 능력은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인스타그램 일상사진은 기존 재벌가 오너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서 철수한 이마트가 신규 해외시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정 부회장은 지난 11일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한인과 아시아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부 지역 주요 도시를 찾아 현지 부동산 시장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진출은 회사 입장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중요 사항이다.
 
반면 정 부회장은 미국 현지 답사 역시 SNS을 통해 유머러스하게 풀어 나가는 모습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 현지 부동산 답사 사진을 게재하며 “여기서 장사하면 대박나” “글쎄다”라는 말을 사진과 함께 게재하는가 하면 미국 유통 체인점 ‘365 바이 홀푸드 마켓’에 방문한 사진 속 해시태그를 통해 ‘매의 눈’ ‘시장조사’ 등을 함께 게재했다.
 
이 외에도 쌍둥이 자녀와 관련된 사진, 자신의 셀카, 음식 사진 등을 올리며 소비자들과 소통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또 그의 사진들에는 소비자들이 댓글을 달고 있다. 정 부회장에게 연예인 누구와 닮았다는 등 농담 섞인 댓글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어 기업주와 소비자 간의 벽이 많이 허물어졌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직·간접적 홍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만큼 SNS를 통해 ‘소통’에 적극적인 인물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 전무다. 그는 두산의 광고계열사 오리콤 부사장을 맡기 전 다른 재벌3·4세와는 ‘다른’ 이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박 전무는 재벌4세로서 곧바로 경영수업에 뛰어들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광고업계에 뛰어들어 광고회사 ‘빅앤트’를 설립했다. 그가 2014년 두산의 광고 계열사 오리콤 부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빅앤트는 두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 빅앤트는 지난해 4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해산됐다. 그는 2015년에 두산의 면세점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 한컴의 크리에이티브 총괄(CCO)를 맡았으며 2017년 3월부터는 두산매거진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홍보마케팅 창구이자 대중과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생중계 방송을 하면서 보그 1월호 사진을 공개했다. 또 두타몰에 노브랜드 입점 소식을 알리는 등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두산매거진은 세계적 패션지인 ‘보그’ ‘더블유(W)’ ‘얼루어’ ‘GQ’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은 기존 ‘폐쇄적’ 재벌 이미지를 탈피하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옴과 동시에 베일에 가려졌던 그들의 일상을 공개함으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이끌어 낸다. 그들이 게재하는 사진이 기업 홍보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 부회장의 사진 대부분은 피코크, 노브랜드 등 자사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박 전무 역시 20~3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유통 분야 특성상 젊은 소비자들이 소통의 창구로 이용하는 SNS를 통해 긍정적 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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