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출시 두 제조업체…위기 국면의 전환점 되나

“출시 행사 이후 개통 인원 많지 않아” 소비자 반응 ‘미미’
 
‘국내 고객 역차별’ ‘과한 프로모션…가격 상승 요인’ 논란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 S9, S9+와 LG전자의 V30S이 나란히 출시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면대결이 성사됐다.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 악재 이후 첫 스마트폰 출시이며 LG전자의 경우 11분기 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시간을 보낸 뒤 이번 스마트폰 출시가 두 제조업체의 위기 국면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X 이후 신제품은 올 하반기에나 출시할 것으로 보여 국내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두고 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치열한 공방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일요서울은 체험관을 방문해 갤럭시노트8과 V30을 비교하며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9, S9+와 LG전자의 V30S은 각각 지난 16일과 9일에 출시됐다. 이로 인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선두자리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던 두 업체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년여의 구치소 생활을 끝낸 뒤 본격 복귀 신호탄 격이 갤럭시 S9, S9+이다. LG전자의 경우 11분기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업체에게 이번 스마트폰 출시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또 항상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3파전 구도를 형성했던 ‘애플’의 공백이라는 기회까지 합치돼 이번 스마트폰 출시가 두 제조업체의 위기 국면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두 제조업체는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높은 가격 논란 형성

 
기자는 지난 12일 KT 광화문 사옥 1층에 마련된 체험관을 찾아 삼성 갤럭시 S9과 S9+, LG V30S을 직접 사용해 봤다. 체험관 관계자는 하루 평균 900~1000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했다. 다만 정식 론칭 행사를 가졌을 때 100명 정도 행사장에 찾아 번호표를 뽑을 만큼 인기가 상당했지만 그 이후에는 개통인원이 많지 않다며, 반응이 ‘미미’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은 성능 면에서 특별히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S9’의 강점은 단연 ‘카메라’다. 카메라의 향상된 기능을 강조하지만 전작 대비 디자인, 기술, 기능 면에서 새로운 점을 찾기 어렵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듀얼카메라(S9+ 한정)’ ‘슈퍼 슬로우모션’ 등이 도드라지지만 기술에 대한 차이는 느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소비자는 “슈퍼슬로우모션 같은 특수 기능은 개인적으로 화질이 깨지는 것 같다”며 “조금의 움직임이 있으면 인식이 안 되는 등 아직 미흡한 게 체험해 보니 보인다”고 했다.
 
LG전자의 ‘V30S’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AI(인공지능) 기능 등을 앞세웠지만 그 외 늘어난 저장용량과 램 용량 말고는 전작 대비 차별점이 크게 없다. 전작들과 성능이 비슷하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LG G6를 사용한다고 밝힌 한 소비자는 “슬로모션은 원래 있었던 거라 특별한 점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도리어 S9과 V30S보다 아이폰X를 보려고 체험관을 찾은 사람도 쉽사리 찾아 볼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대부분 삼성, 아이폰 위주로 체험을 하고 있다”며 “삼성 스마트폰만 거의 만져 보고 질문을 많이 하지 않는다. 카메라와 관련된 체험을 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번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 다소 떨어지는 기능 향상과 더불어 ‘가격논란’에 진통을 앓고 있다. 공개된 국내 출고가가 해외와 비교해 다소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고객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갤럭시S9 가격은 미국과 비교해 최대 11만 원 이상 비싸게 책정됐다. 실제로 갤럭시S9 기준으로 국내는 95만7000원이지만 미국은 84만6000원이다. 국내 고객 역차별 논란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각 나라별로 환율을 고려하는 한편 마케팅 전략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LG V30S 역시 가격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 전작인 LG V30과 비교해 스펙 면에서 뚜렷한 변화가 없음에도 가격이 많이 오른 탓이다. LG V30S의 출고가는 128GB 모델이 104만8300원이며 LG V30S 플러스 256GB 모델은 109만7800원이다. LG V30이 90만 원대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10만 원 이상 오른 것.
 
이에 LG전자 측은 인공지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과 함께 가격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LG V30S는 전작과 비교해 스펙이 램이 2GB 더 늘어나 6GB가 됐으며 LG V30보다 저장공간이 모두 2배 늘었다. 하지만 램과 저장공간의 향상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 이슈를 이해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 소비자는 “이번 신제품(S9, S9+, V30+)들은 둘 다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디자인도 비슷해 보인다”며 “슬로우모션 같은 특별한 기능들은 처음에 사용할 때만 신기하지 얼마만큼 많이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기능적인 향상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비용 절감 가능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공하는 사은품과 각종 할인혜택 대신 출고가 하락에 사용하면 약 50%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출고가는 올리면서 혜택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서 납득하기 힘들다는 소비자들의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갤럭시S9 플러스의 경우 덱스패드, 화면 수리비 50% 지원, 티빙과 엠넷 6개월 이용권, 왓챠플레이 3개월 이용권 등이 사전구매 혜택으로 제공된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서 중고폰 매입 우대 서비스 등의 서비스 제공에도 적극적이다. LG V30S도 선착순 3000명에게 구글 VR 기기를 제공하며 음원 서비스, 게임 아이템 등의 혜택이 있다. 또 LG 프라엘 듀얼 모션 클렌저와 무선 이어폰 LG 톤플러스 중 하나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은 프로모션의 일환인 ‘사전구매 혜택’이지만 너무 과하다는 비판이다. 한 소비자는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제품이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고가를 조금 낮췄으면 좋겠다. 사전예약 시 주는 상품들은 대다수가 휴대폰 말고는 거의 필요가 없다. 거추장스럽다. 그보다는 성능 면에서의 많은 변화를 주고 가격을 낮췄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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