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원 육박하는 공모 규모…투자자들의 희망 될까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 (IPO) 시장은 넷마블게임즈,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조 단위 공모 규모의 대어가 연달아 등장하면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올해 역시 현대오일뱅크, SK루브리컨츠, 교보생명 등 대기업의 상장이 예고되는 만큼 지난해 못지않은 시장 확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다수의 기업공개가 각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긍정적인 효과만 볼 것이 아니라, 시장 과열이나 양극화 등 부작용이 동반되고 있다는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오일뱅크·교보생명·SK루브리컨츠 등 대어로 등장
시장 과열, 양극화, 상장 후 하락 등 부작용 조심해야


올해 연초 증권사들은 2018년 기업공개 공모 금액 규모가 총 8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냈다. 일례로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 ‘2017년 IPO 시장분석 및 2018년 전망, 포스트 IPO 유망주 8선’을 선보였다.

지난 1월 유진투자증권은 “2018년 기업공개 시장은 이미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공모 기업 수 측면에서는 작년과 대동소이하겠지만, 공모 금액 측면에서는 8조 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했다.

주요 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계획을 구체화했고,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도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가장 빠른 코스피 상장이 예상되는 애경산업도 공모금액이 약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현대오일뱅크가 2조 원, SK루브리컨츠가 1조 원 규모 공모액이 예상돼 해당 세 기업의 상장만으로도 공모금액이 4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올해 코스피 시장에는 약 10개 기업이 신규 상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경산업, SK루브리컨츠 및 교보생명, 롯데정보통신 등을 포함한 공모금액은 6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상되는 호텔롯데의 공모금액은 6조 원,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했다. 아울러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코스닥시장도 작년의 훈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연기금 투자 비중 확대를 비롯해 테슬라상장제도 요건 완화 등 정책 지원을 밝히고 있어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떤 시기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 설 연휴 이후로 기업공개 시장의 분위기는 청사진을 그렸다. 연휴 직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8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수익률은 49.8%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왔을 정도다.

특히 올 1분기 들어 신규상장한 기업의 대부분이 코스닥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제약·바이오주의 흥행몰이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들도 절반을 바이오 종목이 차지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한층 상승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총 13개다. 기업분할 후 재상장한 쿠쿠홈시스와 SK케미칼, 코스닥시장에서 이전상장한 셀트리온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종목이 모두 코스닥 시장이다.

또 코스닥 상장 종목 중 절반인 5개가 바이오 관련 기업으로 나타났다.  알리코제약(2월 12일), 동구바이오제약(2월 13일), 엔지켐생명과학(2월 21일), 오스테오닉(2월 22일) 등이 상장을 완료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올해 초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한 공모주 대부분이 순조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기 전에 미리 투자할 수 있어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높다. 일단 상장되고 나면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이란 기업이 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투자자에게 청약을 받아 주식을 배정하는 것이다. 특정 개인 공모주 청약은 상장 주관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청약 신청 금액의 50%를 청약 증거금으로 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훈풍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우려의 시선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첫째는 일부 기업의 공모주 가격 고평가 논란이다. 주가가 등락현상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상장 이후 공모가 이하로 곤두박질치는 기업의 경우, 가치평가 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기업공개 양극화 현상이다. 지난해 기업공개 시장 절반 이상은 미래에셋대우 등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가 독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주관실적이 아예 없는 증권사도 다수였다. 이러한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오는 22일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는 애경산업은 화장품 매출 급등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인 만큼 예상 시가총액은 약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애경산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악재가 있고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기업 상장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기업공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을 선정해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더본코리아 역시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해결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업공개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분류됐던 호텔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으로 또다시 기업공개가 보류될 위기에 놓였다. 기업공개 시장 훈풍을 자칫 누그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호텔롯데 상장에도 세간의 시선이 몰린다.

한편 올해 기업공개 시장이 투자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지는 앞으로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타 매매 위주의 기관 등 투자자 움직임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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