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0시부터 1,600원 인하, 연간 75만원 통행료 절감 기대

[일요서울 | 고양 강동기 기자] 고양시(시장 최성)는 29일부터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통행료가 인하된다는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 구간 36.4km의 요금은 기존 4800원에서 3200원으로 1600원 인하(승용차 기준)되고 지선 통행료도 100원~400원 인하된다. 승용차를 이용하여 양주∼불암산 구간을 매일 왕복 통행하는 경우 연간 약 75만 원의 통행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부터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에 앞장서 왔던 고양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는 공정한 사회를 열망하는 수도권 북부 570만 명의 위대한 시민과 지자체·국회·정부가 협력해 이뤄낸 결실”이라며 “향후 공공분야의 민자사업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외곽 순환도로는 경기도와 서울의 동서남북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도로이다. 

총 길이는 127.5km 중 일산IC에서 퇴계원IC까지 36.3km가 북부구간에 해당한다. 남부구간은 국가재정으로 건설했고, 북부구간은 정부의 민간투자 유도정책에 따라 민자사업으로 건설됐다. 

같은 원형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통행료를 차등 적용했다. 

남부구간은 km당 평균 50원인데 비해 북부구간은 132원으로 평균 2.6배나 비쌌다. 북부구간은 모든 나들목에서 유료 징수를 실시했고 출퇴근시간 할인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특히 일산IC~고양IC 구간은 km당 476원으로 10배나 비싼 구간이 되어 고양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고양시는 시민사회의 통행료 인하 촉구건의를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인하운동에 나선 지자체다. 2007년 경기북부 시장·군수 공동건의, 2011년 경기도의회 통행료 인하 촉구 결의안 발표 등 통행료 차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해왔다. 

2014년에는 서울외곽 북부구간의 부당성을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서울외곽 북부구간 고양시 피해영향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북부구간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정부의 순지급금은 오히려 1조2천억 원 가량 감소하고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인 역시 4300억 원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얻어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연대를 확산시켜 나갔다.
 
2015년 8월 경기도 10곳 시장 군수와 서울 5곳 구청장이 참여해 ‘서울외곽공동대책협의회’를 구성했고 15곳 지역구 국회의원 25명이 참여해 서울외곽 북부구간 정상화 대책위를 출범했다. 

지자체 및 국회 대책위는 570만 시민과 함께하는 범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해 3개월 만에 216만 명이 동참했고 최종 300만 명이 서명했다. 그 외에도 1인 릴레이 시위, 공동결의 발표 등 대대적인 통행료 인하운동을 펼쳤다. 

국회차원의 압박도 함께했다. 고양지역 국회의원 뿐 아니라 의정부와 양주, 남양주, 구리 등 경기북부 국회의원들과 서울시 국회의원들도 힘을 모았다. 2015년 국회 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북부구간 통행료의 불공정성 문제가 공론화되기도 했다. 

국회 대책위는 합리적인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국민연금법과 민간투자법의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국회 간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관계기관을 설득해 나갔다.

서울외곽순화고속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와 관련해 위탁운영자인 ‘㈜서울고속도로와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관계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국민연금 공단은 ‘㈜서울고속도로’가 발행한 1조1991억 원의 채권에 대해 고율의 이자를 수취하고 있다. (선순위 채권 8500억 원(이율 7.2%), 후순위 채권 3491억 원(이율 20%~48%). 또한 사업설계 시 높은 사업 수익률 설정(㈜서울고속도로 사업수익률 8.5%)과 최소 운영수입 보장제도(MRG)협약으로 인한 정부 보존금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됐다. 

정부는 서울외곽고속도로 순환도로 북부구간 통행료를 인하하기 위해 자금재조달 사업을 진행했고 대출 주선기관으로 우리은행·기업은행 컨소시엄을 확정했다. 

재구조화 사업은 민간투자사업기간을 기존 30년에서 50년(2056년)까지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새로운 사업자(우리은행·기업은행 컨소시엄)는 기존 사업주의 손실을 보전해주고 기존사업자의 사업 운영권이 종료되는 2036년 이후에 20년간 도로를 운영하게 된다. 

고양시가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와 함께 통행료 인하 서명운동을 진행했던 일산대교도 통행료 인하가 추진되고 있다. 2018년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민간투자 도로 통행료 조정 계획’에 따르면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과의 사업재구조화 최적안을 도출하고 실무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협상이 완료되면 도의회 보고와 협약변경을 통해 올해 6월경에는 통행료가 100원 인하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통행료 인하 폭이 그동안 시에서 요구한 남부구간(재정사업)과 동일한 수준인 2,900원에는 미치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이번 통행료 인하로 고양시민을 포함한 경기북부 시민들의 차별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심과 성원을 지속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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