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온도> 저자 이덕무 / 역자 한정주 / 출판사 다산초당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로 개성있는 문장을 남긴 조선의 극작가였던 이덕무는 정조대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예찬하고 극찬한 인물이다. 
책 ‘문장의 온도’는 평범하지만 일상 속에서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기로 유명한 이덕무의 ‘이목구심서’, ‘선귤당농소’에서 고전연구가 한정주가 정수만을 뽑아 내 묶은 책이다.

과거부터 현재의 정치가들이 이 책을 손꼽는 이유는 이덕무의 문장이 단순히 미문이어서가 아니라 고단한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일상의 아름다움을 지키고자 했던 집념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역자는 “우리는 살아가면서 기쁘고 즐거운 때보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날을 더 많이 만난다. 그때마다 우리를 위로하는 것이 바로 소소한 일상이다. 크고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하루하루 마주하는 작은 것들, 그러니까 아침저녁으로 달라지는 노을의 빛깔에서, 눈 내리는 밤의 풍경에서, 활짝핀 꽃과 차 끓는 소리에서 삶의 고단함을 달래는 따스한 온기를 느낀다”고 전했다. 

영·정조 시대에 북학파 실학자로 활약한 조선의 극작가이자 독서가인 이덕무는 가난한 서얼 출신으로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스스로의 힘으로 학문을 갈고 닦았다. 당대 최고 지성인 박지원· 홍대용·박제가·유득공과 교류하면서 ‘위대한 백 년’이라 불리는 18세기 조선의 문예 부흥을 주도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책에서는 계절의 흐름을 읽는 자연의 빛깔, 가을철 풀벌레 소리와 눈 내리는 겨울밤 정경, 명절날 어린아이들이 어울려 뛰노는 순박한 모습처럼 익숙한 일상풍경이 주로 펼쳐진다. 

책이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는 어린아이의 솔직함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덕무 선생은 일상에서 “어린아이는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일 뿐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거리낌도 없고 막힘도 없는 초탈의 경지다. 삶이란, 그리고 글이란 바로 그와 같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쉽게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풍경도 세심하게 관찰해 그 안에서 소소한 아름다움을 들어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감정을 따라 그려낸 솔직한 문장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자신과 남을 비교하지 않고 우열을 가리지 않음으로 고유의 개성과 멋을 유지했다. 저마다 다른 기준에서 드러나는 가치와 아름다움을 인정하면서 건강한 삶을 강조했다.

또 책은 독자들에게 긁적이는 메모한장이나 글귀가 솔직함과 진솔함을 담는다면 자신과 타인을 위로하는 정서로 전달된다고 말한다.

이 책의 편역자인 고전연구가 한정주는 “이덕무의 문장을 통해 글을 쓸 용기를 얻었다고 고백한다. 분량이나 형식은 상관없다. 노트에 적어도 되고 휴대전화에 적어도 된다. 그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진솔하게 적으면 충분하다. 언뜻 비슷하고 평범해 보여도, 우리는 서로 전혀 다른 색과 향을 지니고 있다. 바로 ‘문장의 온도’는 그러한 고유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사랑하려는 이들의 안목을 길러 주고, 기꺼이 응원과 격려를 건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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