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경기 전망 호전”… 기준금리 인상 속도 빨라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뉴시스>
신한금융투자(작성자 윤창용·하건형 연구원)는 데일리 투자정보를 통해 ‘미국 FOMC, 정부와 시장 사이에서 균형 유지’ 리포트를 내놨다. 해당 리포트는 ▲연방기금 목표금리 1.50~1.75%로 25bp 인상 ▲경기 및 물가 전망 시각 호전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일요서울은 3월 3주 BEST 리포트로 ‘미국 FOMC, 정부와 시장 사이에서 균형 유지’를 선정, 소개한다.

연방기금 목표금리 25bp 인상… 연준, 성장률·인플레이션 전망 상향
기준금리 인상 횟수 3~4차례로↑, 6월 통화정책 경계감 높아질 것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1.50~1.75%로 25bp 인상됐다. 4명의 연준(연방준비제도) 이사 공석으로 12명의 투표권을 가진 연준 위원들 중 8명이 금리 결정에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의 성장률과 실업률, 물가 전망치에 일부 변화가 있었고,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점도표 전망치는 상향됐다.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시장이 우려했던 만큼 상당히 매파적이지는 않았으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경계감을 충분히 갖게 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준의 경기에 대한 진단은 1월 성명서에 비해 다소 후퇴했으나 경기 및 물가 전망은 오히려 개선됐다. 최근 몇 달 동안 취업자 증가세는 강화됐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또 소비와 기업고정자산투자 증가세는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둔화돼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경기 및 물가에 대한 시각도 호전됐다. 연준은 경제 전망에 대해 최근 몇 달 동안 강화됐다는 문구를 새롭게 추가했으며,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팽창하고 고용시장의 강한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상승할 것이라는 표현을 ‘몇 달 안’으로 변경했다.

이는 연준의 성장률과 실업률, 물가 전망치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2018년과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에 비해 각각 0.2%p, 0.3%p 상향돼 2.7%, 2.4%로 조정됐다. 실업률 전망치는 2018년 0.1%p, 2019년 0.3%p, 2020년 0.4%p 낮춰 각각 3.8%, 3.6%, 3.6%로 수정했다.

반면 중기 전망치는 4.6%에서 4.5%로 하향했다. PCE(개인소비지출) 디플레이터 상승률 전망치도 2020년을 2.0%에서 2.1%로 높였고, 핵심 PCE 디플레이터 상승률 전망치는 2019년과 2020년을 각각 0.1%p씩 상향 조정해 2.1%로 조정했다.

둘째,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에 변화가 있었다. 공석인 4명의 이사를 제외한 15명의 연준 위원들 중 올해 3차례와 4차례 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이 각각 6명씩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명의 위원들 중 1명은 5차례, 또 2명은 1차례 인상을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조사 당시 올해 4차례 이상 인상을 예고했던 연준 위원들은 4명에 그쳤으나, 이번에 7명으로 늘어났다.

2019년과 2020년 기준금리 전망치에 대한 점도표 역시 상향됐다. 중간값 기준으로 연말 기준금리 점도표 전망치는 각각 2.9%, 3.4%로 12월 전망 당시에 비해 0.2%p, 0.3%p 상향됐다. 중간값 기준으로 보면,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3차례, 2019년 3차례, 2020년 2차례 정도로 수렴한다.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를 가중 평균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도 2018년과 2019년, 2020년 각각 2.2%, 2.9%, 3.3%로 높아졌다.

셋째, 제롬 파월 연준 신임 의장의 첫 번째 기자회견은 중립적 시각이 강했다. 연준 이사 시절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제롬 파월은 2월에 있던 의회 청문회에서 다소 매파적 성향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신임 의장으로 취임해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는 중립적 태도를 견지했다.

재정정책의 경기 부양 효과와 이에 따른 중립금리 수준 상승, 또 일부 자산 가격이 역사적 장기 기준보다 높다는 점 등은 매파적 의견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대신 점진적인 물가 상승 및 임금 인상 압력이 포착됐을 뿐이며 물가 상승을 가속화시키는 지표가 없었다고 발언했다. 보호무역 법안이 경기 전망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금융시장 안정성을 주시하나 일부 금융규제 완화를 옹호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3월 FOMC에 대한 각 시장 참여자의 반응에는 차이가 있었다. 미국 국채 2년 금리는 전일대비 3bp 떨어진 2.31%, 10년 금리는 2.89%로 보합세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DXY) 지수는 89 초반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FOMC 회의이후 반락해 전일 대비 0.18% 떨어진 2,711.93pt로 마감했다.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완전히 4차례로 수렴되지 않은 점에 대해 채권 및 외환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 전망치가 12월에 비해 상향된 점과 일부 자산 가격이 역사적 장기 기준보다 높다고 신임 연준 의장이 언급한 점 등은 주식시장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결론적으로, 3월 FOMC는 시장이 우려했던 만큼 상당히 매파적이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안도 랠리가 전개될 정도로 완화적이지도 않았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좀 더 빨라질 수 있으며, 지난해에 비해 투표권을 가진 연준 위원들이 좀 더 매파적일 수 있다는 측면까지 확인됐다.

연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상승에서 비롯된 시장금리 급등, 그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속도 논란은 3월 FOMC 회의를 계기로 4~5월 중에는 소강 상태에 들어간다. 하지만 6월 12~13일 FOMC 회의가 가까워질수록 통화정책 경계감은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투자 팽창과 금융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한 신용창출 개선, 수요 확대, 임금 상승 등이 포착된다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4차례까지도 가능하다. 역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경우 경기 하강 위험 증대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은 3차례 아래에 그칠 수 있다.

이와 같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경제 및 금융시장 여건에 의존하겠으며,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점점 더 커진다. 하지만 경기 상승세와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만한 수준의 금리 레벨은 아니다.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수준을 하회하며 다시 말해 아직은 성장률이 할인율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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