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원 개인전 <도전과 침정의 반세기> 展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한국 추상회화의 거목 서승원의 개인전 ‘도전과 침정의 반세기’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오는 4월 29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승원 작가만의 치열한 예술혼을 조명할 수 있는 다수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한국 근대사의 명백을 이어온 서 작가의 사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그간 전시되지 않았던 1960대 기하학적 추상화부터 1970-80년대 대표작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특히 50여 년 화업의 중추인 ‘동시성’ 시리즈를 중심으로 총 23점의 작품이 걸린다. 서 작가는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주류였던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중심의 사실주의와 비정형 추상회화운동인 앵포르멜사이에서 독자적 경향을 모색했던 추상화가다. 그는 1963년 기하추상회화 그룹 ‘오리진’을 창설하였으며, 1967년 젊은 작가들이 파격적 시도를 대거 선보였던 ‘청년연립작가전’에 오리진의 멤버로 참여해 사각형과 삼각형, 색 띠 패턴과 빨강, 노랑, 파랑 등 오방색을 사용한 기하 추상 회화를 선보였다. 또 1969년 작업과 이론 모두 전위를 추구했던 ‘한국 아방가르드협회’의 멤버로 활동하며 한국 화단에 새로운 미의식을 정립하고자 했다.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서 작가의 대표작 시리즈 ‘동시성’은 이지적이고 절제된 형태로부터 벗어나 점차 자유분방한 양상을 보인다. 서 작가의 ‘동시성’은 형태와 색채와 공간 세 요소가 등가로서 하나의 평면 위에 동시에 어울린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예술가의 전위적 사명감으로 회화의 본질과 한국적 정체성의 확립을 위한 작가의 고민이 녹아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특히 최근에 활동한 작품을 보면 색감과 형태가 점차 부드러워지며 화면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서 작가의 작품에서 전달되는 관조적 고요는 세상의 중심에 선  자신이 아니라 제3자가 된 자신이 또 다른 자신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작품에서는 고요함을 유지하며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관조적 삶을 강조한다. 마음의 동요를 잠재우고 맑게 가라앉은 침정의 상태를 이상으로 생각한 특별한 아름다운 세계를 강조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서 작가의 1960년-80년대 절제와 엄격한 질서를 보이던 작품이 주관적 해석과 자기화를 거쳐 사색과 명상, 자유의 화면으로 변화한 과정을 보여준다. 아라리오갤러리는 “50여 년의 기간 동안 작가가 천착해온 ‘동시성’ 연작을 한 자리에서 살펴봄으로써 회화에 대한 작가의 고집스런 탐구와 더불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작업적 도전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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