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차별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고은별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가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제품경쟁력 강화에 한창이다. 가성비가 주 무기인 PB 상품은 별도의 홍보 없이도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 통해 젊은 층에 입소문이 나며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PB 상품 인기에 힘입어 최근 상품의 비중과 영역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또 시즌 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등 시장 선점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PB 상품 확대 등 영업 전략을 통해 둔화된 국내 업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국내 편의점 3사 PB 매출 성장세…시즌 상품 시장서 ‘주목’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여파…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 모색


국내 빅3 편의점인 CU, GS25, 세븐일레븐은 최근 PB 상품 매출 증가로 활력을 띤다. PB 상품 매출 비중이 약 40%에 육박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PB 상품의 인기는 편의점 포화 시장에서 업체들이 제품경쟁력을 갖춰 나간 결과다. 주요 편의점 3사의 PB 매출 비중은 CU 약 35%, GS25 36.4%, 세븐일레븐 35.8%다. 편의점 PB 시장 규모는 도시락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3년부터 꾸준히 성장해 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의 PB 매출 평균 신장률은 연 20~30% 정도로,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올해는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GS25 관계자는 “기존 PB 상품이 갖고 있던 ‘저렴하고 낮은 품질’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을 고품질로 개발·제공하게 된 점이 PB 상품 매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세는 PB

PB 상품이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자 편의점 업계는 PB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제품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CU는 지난해 PB 통합 브랜드인 ‘헤이루’와 헤이루를 대표하는 캐릭터 ‘헤이루 프렌즈’를 선보였고, GS25는 지난 2월 PB 통합 브랜드 ‘유어스’를 론칭했다. 이 밖에 세븐일레븐은 PB 브랜드인 ‘세븐셀렉트’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24도 자체 브랜드 ‘아임e’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며, 미니스톱도 PB브랜드 개발팀을 꾸리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PB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시즌을 겨냥한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CU는 봄을 겨냥해 출시한 ‘딸기 샌드위치’로 PB 상품 인기를 또 한번 실감 중이다. 매년 봄 상품으로 한정 판매되는 딸기 샌드위치는 출시와 동시에 샌드위치 카테고리 내 매출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매출도 2.5배 증가했다. 지난 1월 출시 약 한 달 만에 30만 개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CU는 이달 봄철 나들이객을 겨냥한 캘리포니아롤 2종도 출시했다. 다음 달부터는 봄날 대표 여행지인 제주의 흑돼지를 활용한 간편식 3종(제주흑돼지 두루치기 정식, 제주흑돼지불고기 삼각김밥, 제주흑돼지 두루치기 김밥)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GS25도 이달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체리쥬빌레 샌드위치’가 SNS상에서 인기다. 이 샌드위치는 출시 후 3일간 9만개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벚꽃을 연상시키는 패키지 디자인과 ‘봄날의 체리쥬빌레 샌드위치’란 상품명, SNS를 통한 이슈화 등으로 인해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25는 지난 8일에도 봄철 시즌을 맞아 벚꽃 콘셉트의 한정판 ‘유어스 벚꽃스파클링’과 ‘유어스 벚꽃청포도에이드’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유어스 벚꽃스파클링은 GS25에서 지난해 3월 벚꽃을 콘셉트로 30만개 한정 생산해 판매한 결과, 벚꽃이 피기도 전인 4월 초 모두 판매되며 50만개를 추가 생산한 상품이다. 올해는 두 상품 각 100만개씩 총 200만개를 생산해 GS25, GS수퍼마켓에서 판매한다. 이 외에도 GS25는 벚꽃 나들이에 함께할 스낵 상품으로 ‘유어스 벚꽃팝콘’도 시장에 내놨다.

이처럼 편의점 업체들이 보유한 PB 상품 종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GS25의 PB 상품 종류는 약 2000여 종이며, 세븐일레븐의 PB 상품도 푸드에서 일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약 13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도시락, 디저트, 음료수 등 식품 종류가 많지만 프리미엄 식음료와 화장품 등으로 PB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 없는 PB 상품, 즉 SNS에서 PB 상품이 주목받기 시작하며 입소문이 계속되고 있다”며 “PB 상품의 영역은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무궁무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성장 둔화…
다변화가 ‘답’


PB 상품 개발은 편의점 업계의 자구책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2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3만4465개로 전년 동기(3만756개)보다 12.1% 증가했다.

편의점이 늘어난 만큼 자연히 예전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이미 국내 편의점의 점포당 매출액은 뚜렷한 하락세다. 산업부 조사 결과,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지난해 2월 사상 처음 전년 동월 대비 감소(-3.5%)한 이후 올해 1월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2월 할인행사를 통한 매출 상승으로 점포당 매출액이 0.4% 늘었다. 편의점 업계 전체 매출 성장률(전년 대비 기준)은 2015년 26.5%, 2016년 18.2%, 2017년 10.9%로 계속 둔화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매출액이 낮은 편의점 점포들과 다 합산해 평균치를 낸 것”이라며 “편의점 산업이 퇴보하는 것이라 보기엔 어렵다”고 했지만 예년만큼 편의점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기존 편의점은 PB 상품 확대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도해 분위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CU는 업계 최초로 한우·한돈을 판매하는 ‘사물인터넷 스마트 자판기’를 도입했고, 세븐일레븐은 카카오뱅크와 업무협약을 맺은 후 입출금이 가능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는 등 금융서비스를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또 편의점을 카페형 매장으로 발전시켜 복합 생활공간으로 탄생시키고 있다. 무인편의점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이마트24는 올 상반기부터 서비스를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GS25는 베트남에 4개점을 연속 오픈하는 등 해외 점포를 확대한다. GS25는 우선 호치민 도심 지역에 집중 오픈해 브랜드 인지도·신뢰도를 높인 후 호치민 외곽 지역으로 지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는 국내 시장 포화에 따른 움직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편의점 업계가 외국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날로 늘어가는 환경에서 회사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 시도를 해야 한다”며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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