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디자인 등 취향에 맞는 트럭 선택하는 소비자 증가

상용차 브랜드간 기술 차이가 점차 모호해져 가는 가운데 지식수준 높아진 소비자들의 차량 선택 기준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차량 성능 이외에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디자인 등 취향에 맞는 상용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감에 따라 상용차 디자인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이에 자동차 디자인 역사를 통한 패러다임 탐구와 아이덴티티 전략, 스토리텔링에 의한 신 디자인전략 연구를 하고 있는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구상 교수를 만나 각 상용차 브랜드별 디자인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구상 교수는 트럭의 가장 좋은 인테리어 디자인은 실내가 밝으면서 운전하기 편하고 뒤쪽의 공간이 안락한 가운데 인간공학적으로 잘 설계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트럭 캐빈 디자인의 경우는 레이아웃이 메이커마다 특징이 있지만 어떤 디자인이 좋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통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디자인 돼 있다”며 “벤츠 승용차를 예를 들자면 C클래스, E클래스, S클래스가 차종별로 구분되기 보다는 벤츠 브랜드라는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럭셔리 브랜드이고 역사가 긴 브랜드이다 보니 스타일적인 특징보다는 벤츠라는 마크를 강조한다는 것.
 
그러면서 “트럭 또한 마찬가지여서 중ㆍ대형 트럭에 쓰이는 악트로스 캐빈의 경우 독일의 디자인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장식을 가미하지 않고 기능적이면서 군더더기 없는, 그야말로 기하학적인 형태로 벤츠임을 나타내주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중심이고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내세우는 볼보 트럭은 벤츠보다는 조금 더 스타일 특성을 강조하지만 벤츠와 마찬가지로 우직스럽고 튼튼하고 안전한 이미지의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다고 구 교수는 평가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최근 디자인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 메이커는 스카니아다. 스카니아는 기능적이면서도 내구성 있고 실용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한 디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곡선적으로 많이 변화했다는 것.
 
구 교수는 “스카니아와 달리 볼보는 아직도 직선적인 면을 강조한다”며 “ 벤츠 악트로스 모델의 경우 과거보다는 곡선적으로 변했으나 스카니아보다는 직선적이고 볼보보다는 곡선적이다”고 설명했다.
 
현대 트럭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현대 엑시언트 트럭은 주요 브랜드들의 장점을 따다가 디자인한 것 같다며 승용차 디자인의 경우는 어느 정도 현대차 이미지가 정착됐으나 엑시언트 트럭은 한 세대 정도 지나야 현대 상용차만의 디자인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경영진이 인도사람들이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인도가 관여했다고 생각지 않는데 디자인은 인도 타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구 교수는 “90년대 후반에 나왔던 대우 트럭은 매우 직선적이고 일본 메이커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타타대우상용차로 바뀌면서 곡선적으로 바뀌었다”며 “최근에 출시된 타타대우 대형트럭은 한국 사람의 감각으로 디자인한 것 같지 않고 조금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과거의 대우 트럭과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는 것.
 
만은 가장 독일 이미지가 강한 디자인의 상용차라고 구상 교수는 말한다. 만은 기능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논리적인 디자인으로서 엔진기술이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시각적인 디자인에 있어서는 어필되는 스타일링 요소가 조금 적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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