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3’ 증산 성공…파산 우려는 여전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발생한 테슬라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지 아니면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옛 영광을 되찾을지 전 세계가 주목한다.

특히 자율주행 사업의 경우 세계 각국이 예의 주시하는 사업이고 국내에서도 배터리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등 미래 먹거리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두기업 테슬라 수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건 당연지사. 일각에선 머스크의 재기를 바라는 움직임도 많다.

연이은 사고에 안전성 우려 커져 

일부 업계는 테슬라가 4개월 안에 문 닫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한다. 
지난달 31일 관련업계와 CNBC,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전기차인 모델X의 사고 이후 테슬라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테슬라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테슬라가 작년 말 현재 34억달러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2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밀런 머스크 행보 주목

연이은 사고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될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 등 자율주행차량 사업자들이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을 쓰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자율주행 기술의 위험성을 조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18일 우버의 자율주행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 이후 도요타 등은 자율주행차량 시험운행을 잠정 중단했으며 애리조나주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운행을 무기한 금지하기도 했다.

이는 머스크가 2008년 파산 고비를 넘긴 지 10년 만에 또 다시 최대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머스크는 맨손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해 4차산업혁명의 아이콘으로까지 부상한 인물이다. 페이팔의 전신인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x.com’ 의 성공으로 억만장자가 됐다.

‘재산을 모두 잃을 각오로 도전한다’는 그는 실제로 빈털터리가 될 뻔했다. 2003년 테슬라를 창업해 2008년 상반기까지 실적을 제대로 내지 못했을 때가 최악이었다. 첫 번째 전기자동차인 로드스타는 ‘사상 최대의 실패작’으로 꼽혔다.

2012년에는 모델S 개발에 참여했던 중역들이 떠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2015년에는 자신이 창업한 스페이스X의 로켓이 폭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후 전기차 모델S를 성공시키면서 부활했다.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생산에 속속 뛰어들면서 머스크는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화성이주사업, 솔라시티사업 등으로 4사산업혁명을 이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소유한 로켓 회사인 스페이스X의 위성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계획을 밝히는 등 전혀 기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위기를 극복하고 “실패를 통해 혁신했다”고 머스크는 말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한국 업체에 기회?

다만 이번 사고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사회생의 길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사고의 원인이 배터리 결함보다 자율주행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가닥 잡히고 있기 때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폭스바겐과 2025년까지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삼성SDI,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폭스바겐뿐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 GM, 르노 등의 상위 완성차 업체들의 차세대 전기차량 배터리 공급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상위 배터리 업체들 중 테슬라에 의존하고 있는 파나소닉을 제외하고 국내업체들과 경쟁 가능한 업체는 현재까지 중국의 CATL 정도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증설 계획된 것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확정된 것이 약 350GWh인 것으로 관측된다.

유진투자증권의 한병화 연구원은 “최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발표한 폭스바겐이 2025년 연간 30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2025년에 대당 100KWh의 전기차를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300G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한 뒤, “폭스바겐 한 업체만 그렇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배터리의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으로 증가할지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국내업체들에 대한 재평가는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테슬라가 올해 1분기 주력 차량 ‘모델3’ 생산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파산설’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자금난을 완전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델3 생산량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모델3 생산량이 202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의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모델3 생산을 독려한 결과다. 모델3의 1분기 판매량은 8180대로 미국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달 30일 공식 발표를 통해 1주일 전 고속도로에서 폭발한 ‘모델X’ 차량이 사고 직전 자율주행모드로 작동 중이었다고 인정했다.
테슬라 자율주행차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2016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사고 차량은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직후 다른 차량 2대와 연쇄 충돌한 뒤 폭발했다. ‘웨이 황’으로 알려진 38세 운전자는 사고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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