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코스피 상장 기대감에 웃는 기업, 어디?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고은별 기자]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업계가 급성장을 거듭하며 올해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이어간다. 올해 주자는 업계 3위 자리로 올라선 티웨이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IPO(기업공개) 훈풍에 가세했다. 업계는 제주항공이 2015년 말 코스피 상장 후 지속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티웨이항공 성장세에도 기대감을 표하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 실적에서 한발 밀린 에어부산은 수년째 증시 상장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직원 처우 및 채용과 관련해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두 항공사 간 희비가 극명하다.

국내 LCC 업계서 세 번째로 ‘티웨이항공’ 코스피 상장 돌입
실적 밀려난 에어부산, 겹겹이 ‘악재’…성장 동력 확보할까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 수순에 돌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뒤 상장 절차를 밟는 중이다. 앞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는 지난해 6월 29일 열린 창립 첫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한 기업공개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내 LCC의 증시 입성은 제주항공(2015년 11월), 진에어(2017년 12월)에 이어 티웨이항공이 세 번째다. 통상 상장 완료까지 평균 5개월이 소요됨을 감안하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상장을 통한 공모자금과 관련, “투자 재원을 확보한 뒤 신성장 사업을 개발·구축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선 경쟁력 확보…‘실적 견인’

지난해 대구 발 노선을 비롯해 제주·부산에서 출발하는 국제선까지 총 10개의 노선을 새로 취항한 티웨이항공은 올해 총 5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2020년까지 보잉(Boeing)사의 차세대 주력기인 ‘보잉 737 MAX 8’ 기종 총 8대를 도입해 신규 중·장거리 노선을 확보할 방침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신기종이 도입되면 항속거리가 늘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발리, 중앙아시아 등 인기 노선을 취항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9년 하반기 내 장거리 노선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방콕행이 최장거리 노선이다.

노선 확대를 통한 공급석 증대로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빛을 봤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5840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 당기순이익 39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전년(2016년)에 비해 매출액 53%, 영업이익 267%, 당기순이익은 1899% 증가한 수치다.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여행객도 당연히 늘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전년보다 30% 늘어난 636만5919명의 인원을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42만7761명이 티웨이항공을 타고 해외로 떠났으며, 국내 LCC 업계에선 세 번째로 높은 국제선 수송 인원을 기록하게 됐다.

티웨이항공은 상장 후 2025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상장 후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영업이익도 국내 LCC 업계에서 첫 1000억 원대를 넘어섰다”며 “후발주자인 티웨이항공도 신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증시 입성 수년째 고배

티웨이항공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감과 동시에 에어부산은 여러 악재가 겹친 형국이다. 지난달 13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해 매출액 5617억 원, 영업이익 345억 원, 당기순이익은 28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액은 27% 늘었으나,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각각 3.8%, 0.2% 줄어들었다. 국내 LCC 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한 에어부산은 줄곧 지키던 업계 3위 자리도 결국 티웨이항공에 내주게 됐다.

특히 에어부산은 실적순위에서 밀려난 것도 모자라 주주 반대에 부딪혀 2014년부터 증시 상장이 수년째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상장 이후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지분율 46%)이 구주매출(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결정하고 신주 발행마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에어부산 지역 주주들의 영향력이 약화돼 회사의 존폐 자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에어부산은 코스피 상장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상장 주관사 선정도 하지 못했다. 기업의 외형·내형 성장 과정에 자금 확보가 중요한 만큼 반복적으로 증시 입성에 실패할 경우 기업 경영이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주주들과 계속적으로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면서 “IPO 설명회도 열고 의견의 간극을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잦은 ‘퀵턴(현지 도착 후 바로 되돌아오는 비행 스케쥴)’으로 인한 승무원 근무여건 문제, 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불거진 ‘꼼수 채용’ 의혹 등 에어부산 내부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점도 악재 중 하나다.

올해 초부터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는 에어부산 승무원들이 퀵턴으로 혹사당하고 있다는 고발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또 지난달 23일에는 국토교통부의 추가 인력 채용 권고사항을 무시한 채 건강검진·체력검사 등을 기존 규칙보다 엄격하게 진행하며 고의로 입과 인원을 적게 채용하려 했다는 식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기존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선을 그었다. 직원 처우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인력을 적게 채용할 일은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또 “입사 후 근무지가 부산인 점을 고려해 타사로 이동하는 인원 등이 제외될 수밖에 없다”며 “에어부산은 캐빈 승무원 100여 명을 추가 채용할 목적으로 현재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에어부산 측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 대해선 자사가 부산을 주요 근거지로 하는 항공사인 만큼 서울 등 수도권을 근거지로 하는 타사 대비 수요 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 에어부산은 올해 사전 좌석 배정, 수화물 유상 수송 등 유료 서비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부산-나고야 노선도 증선을 추진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외형 확장이 쉽지는 않지만 우선 신공항 건설 문제로 신규 노선 취항이 어려운 김해공항 대신 대구·울산 공항으로 노선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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