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경선의 하이라이트 광주시장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광주시장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걸맞게 당내에선 ‘오락가락 경선 룰’·‘3자 후보 단일화’·‘페널티 10% 감점’·‘컷오프 후보의 지지선언’·‘가짜 뉴스 네거티브 공방’·‘현역 시장의 돌연 불출마 선언’등 잡음이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 결국 이처럼 굵직굵직한 사건을 거치며 7명에 달했던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현재 강기정·양향자·이용섭 ‘3파전’으로 압축됐다. 광주시장 경선 역시 결선 투표가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호남에서의 민주당 일당 독점 구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선 끝=선거 끝’이라는 분위기에 취한 중앙당의 ‘제멋대로 경선 기준’이 ‘민주당 심판론’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 ‘3자 단일화’·‘윤장현 불출마’·‘±10% 규정’ 이용섭 대세론 ‘흔들’
- 경선 끝=선거 끝? “오락가락 경선 룰, 민주당 오만 
 넘어”
 
5일 민주당에 따르면 광주시장 경선은 15~17일 본경선을 거친 뒤 20~21일 결선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각각 50%씩 반영하고, 본경선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해 후보자를 선출한다.
 
한때 후보만 7명에 달했던 광주시장 경선은 윤장현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예비후보 간 ‘3자 단일화’, 컷 오프 등을 거쳐 강기정 단일 후보와 양향자, 이용섭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1차 과반 득표자 안 나올 듯,
결선투표 최대 변수로...
 

경선 초반 다자구도에 웃는 쪽은 이용섭 후보였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10%대 초반 지지율을 달리는 2위 후보군과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정가에 ‘이용섭 대세론’이 퍼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자 이용섭 후보 역시 상대 측 후보들의 흠집 내기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며 조용하게 대세론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판은 흔들렸다. 지난 3일 ‘반(反) 이용섭 연대’를 구축해온 강기정·민형배·최영호 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도가 최종적으로 강기정 예비후보로 단일화에 합의한 것이다. 여기에 당지도부가 이 후보의 4년 전 탈당 경력을 문제 삼으며 이 후보에게 10%의 감점을 주기로 한 반면 양향자 예비후보에겐 여성 자격으로 10% 가산점을 주기로 하면서 판은 더욱 흔들렸다.
 
이런 상황에서 윤장현 현 광주시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것 역시 이용섭 후보에 맞서는 단일대오가 더 굳건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정치권은 윤 시장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의 배경으로 당내 비주류의 설움을 꼽는다.
 
안철수계로 정계에 입문한 윤 시장이 안 전 대표 탈당 이후 민주당이 ‘문재인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내 기반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직 시장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용섭 후보에 밀려 지지율 10%대 초반의 답보상태를 보이자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관측이다. 윤 시장은 불출마 선언 이후 단일후보 측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거치며 광주시장 경선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3명의 후보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최대 변수는 결선투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각 후보들은 1대1 구도로 치러질 결선투표에 대비해 경선 유권자인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확보하고, 불출마 후보 진영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이용섭 후보가 측근들이 연루된 당원 명부 유출 사건을 극복하고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할지, 강기정 후보가 단일화 효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양향자 후보가 신선함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野, 광주에 후보조차 못 내...
일당 독점 구도 ‘우려’ 심화
 

한편 이처럼 후보가 난립하는 민주당과 달리 야당에서는 인물난으로 여전히 광주 시장에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일부 후보들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4월 중순께 광주시장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민주평화당도 민주당의 경선 후보가 정해진 뒤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류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남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 상황을 보면 6·13 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낸 광주·전남 예비후보자는 모두 339명 (기초 의원 제외)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민주당은 모두 239명(광역단체장 6명, 기초단체장 89명, 광역의원 144명)으로 전체의 70.5%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호남에서 30% 안팎의 표를 얻었고, 2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 속에서도 민주당이 호남 각 지역구에서 평균 30~40%를 득표했던 상황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2년 전 국민의당이 탄생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정당들이 호남 지역 발전에 대한 지원에 앞다퉜고, 호남에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역시 민주당의 일당 독점 구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일 광주를 방문한 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민주당이 독점적으로 (권력을) 휘두를 우려가 있다”며 “오만한 민주당을 견제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평화당 김정현 공보실장은 “‘묻지마 투표’ 조짐을 보여 우려스럽다”며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호남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없으면 또다시 경쟁 구도를 잃어 특정 정당의 오만과 자만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지역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 역시 “경선 흥행을 위한 중앙당의 안배가 오히려 후보 간 과열로 변질되면서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가 됐다”며 “경선과 결선만 거치면 ‘선거 끝’이라는 분위기로 인해 후보 검증·정책 제시 등 유권자가 후보를 파악할 기회마저 박탈당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최종 주자 선발을 위한 경선이 아닌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원하는지에 중심을 둔 경선이 되는 데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