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 중이고 당 지지율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기대대로 6월 지방선거에서 대승한다면 8월에 개최될 전당대회는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21대 총선 공천권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과 역할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경우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인 추미애 현 당 대표가 ‘재신임’을 묻는 식으로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추미애 당 대표 연임 가능성을 짚어봤다.

 

- 안희정 부재. 지방선거 압승 ‘기세’ 몰아 ‘재신임’?
- 秋 서울시장·국회의장 ‘물 건너가고...’ 선수만 높아지고

 
오는 8월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 당초 당권 도전이 유력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의혹’건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단 친노 좌장으로 알려진 이해찬 의원의 당권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해찬 당 대표 구도는 주류 진영에서도 부담스러워 출마가 현실화될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 의원은 하반기 국회의장직 도전설이 나왔다가 ‘원조 친노’를 자청하는 문희상 의원이 부상하면서 당권 도전으로 선회했다는 관측도 있어 대통령, 국회의장에 당 대표까지 친노 일색으로 채워질 경우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희정 ‘진 자리’ 메울
당권 주자는 누구

 
최근에는 김진표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나왔지만 수면 아래로 잦아들고 있는 분위기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 로드맵 설계를 주도한 김 의원이지만 친문 주류의 지원 없이는 당 대표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의원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인영 의원 역시 당권 도전에서 한 발 비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86운동권’ 1세대지만 존재감이 없고 주류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당 대표 도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과 경남지사를 지낸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의원, 비문에서 친문으로 갈아탄 이종걸 의원, 서울 시장 경선에 참여한 박영선 의원,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선 최재성 전 의원 등이 당권 도전설에 오르내린다.
 
송 의원은 대표적인 비문 인사로 분류됐지만 지난 대선에서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정권 교체에 일조했다. 이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민선 5기 경남지사를 지냈고 김포와 경남 지역 당원들로부터 당권 도전을 요청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냈고 마땅한 친문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친문 주류의 지지를 업을 경우 당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내에서는 보고 있다.
 
이종걸 의원의 경우 비문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재명 경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고 원내대표에도 당선될 만큼 친화력이 높아 ‘다크호스’로 분류되고 있다. 만약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될 경우 이 의원은 든든한 우군을 얻게 돼 당권 도전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질 전망이다.
 
한편 6월 13일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최재성 전 의원의 당권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인 2015년 스스로 ‘호위무사’를 자청해 ‘친문’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친문 핵심인 3철과의 갈등으로 ‘주류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 전 의원은 당 대표 도전하기 앞서 재보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송파을에는 추미애 당 대표가 영입한 송기호 변호사와 경선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 다음 본선에서는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와 한판 겨뤄야 한다. 송파가 강남 3구에 속해 보수색이 강하고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과 연이 없는 송파에 출마한 것에 대해 지역구민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도 변수다.
 
한편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 경선을 치르고 있는 박영선 의원도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의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우상호 의원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어 결선투표까지만 가도 선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시장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권 주자들의 면면을 보면 친문 주류가 확실하게 지원할 인물은 없는 셈이다. 그나마 최 전 의원이 친문으로 분류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설령 배지를 단다고 해도 당 대표감으로는 ‘2% 부족하다’는 게 당내외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미애 당 대표 주변에서는 ‘당 대표 연임론’도 나오고 있다. 마땅한 친문 주자가 없다는 점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재신임’을 묻는 도전도 가능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추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최대 세력인 친문의 조직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바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당 대표 연임 금지 조항은 없기 때문에 재선 도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한 추 대표는 문재인 정부 취임 1년 동안 무난하게 당청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국민투표법’의 국회 통과를 요청하자 추 대표는 “선거 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하는 야당이 이를 방치하는 건 그야말로 위선의 극치”라고 발벗고 나서고 있다.
 
8월 전당 대회...
‘친문 마케팅’ 치열

 
또한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야당의 사퇴 주장에 청와대가 ‘해임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추 대표 역시 “야당이 4월 국회를 팽개치더니 김 원장의 의혹 부풀리기에 안간힘을 쓴다”고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청와대와 추미애 당 대표가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추 대표의 연임에 부정적인 시각도 당내엔 존재한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한다고 해도 그동안 연임한 대표가 없고 5선의 추 대표가 서울시장, 하반기 국회의장 등이 물 건너가자 당 대표 연임에 나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욕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래저래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이해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는 누가 더 문 대통령을 잘 도울지 경쟁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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