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 왼쪽)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보수색 짙은 강원‧제주의 도지사 선거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각종 변수들로 인해 풍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원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일찍부터 공천을 마무리하고 ‘2파전’ 채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최문순의 ‘방패’나 그 아성에 도전하는 한국당 정창수의 ‘창’ 어느 하나 강력하지 못하다. 최 도지사가 현역 프리미엄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하더라도 평창 동계 올림픽 후속조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점과 ‘북풍’이 최대 변수다. 제주도는 현역 지사인 ‘원희룡 대세론’이 중론이다. 하지만 원 지사가 최근 바른미래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철새’라는 오명을 얻어 보수 표심의 이탈이 예상된다. 여기에 후보 간 장기 비방전을 벌이던 민주당 경선에서는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사태까지 발발하며 난항을 겪는 형세다.

‘현역 프리미엄’에도 ‘북풍’ ‘철새론’ 등 안심할 수 없어

6.13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선거는 현역인 민주당 최문순 도지사와 자유한국당 정창수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바른미래당이 조만간 후보를 낼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최 지사와 정 전 사장의 맞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정의당은 강원지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두 후보의 본격적인 대결은 후보자 등록기간(5월 24~25일)이 끝난 후 공식선거 기간이 시작되면 이뤄질 전망이다. 최 지사는 남은 도정현안을 마무리 짓고 선거운동에 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까지는 최 지사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최 지사는 2001년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래 3선에 도전하는 것이다. ‘현역 프리미엄’과 ‘높은 당 지지율’이란 양 날개가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평창 올림픽의 성공 개최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후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 등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최 지사가 경기장 사후 활용 등에 대한 구체적 비전 또는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면 최 지사의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밖에 7년째 표류 중인 춘천 레고랜드, 설악산 케이블카 등 차질을 빚고 있는 도정 사업도 최 지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그 중에서도 최대 변수는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북풍’이다. 북 접경지역으로 안보 관련 보수 성향이 짙은 강원도 특성상 남북관계에 따라 표심이 가장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현재 남‧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다가오며 순항 기류를 타고 있지만, 비핵화 등 논의가 불발되면 또다시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 이 경우 안보 관련 보수 정당이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정 후보도 이 부분에 큰 기대를 거는 눈치다. 만약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 한국당에서 단독 후보로 내세웠을 뿐 아니라, 보수 야당을 통틀어 단일 후보인 정 후보에게 민심이 쏠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정가에서는 최 지사가 유리한 지점에 있다 하더라도 현재 거론된 변수들이 중대한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원희룡, 무소속 출마… 사실상 민주‧한국 ‘3파전’

제주도지사 선거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희룡 현 제주도지사의 대세론이 형성돼 있지만, 최근 바른미래당 탈당으로 잡음이 일면서 보수표심의 이탈이 예상된다.

원 지사는 지난 10일 바른미래당을 탈당, 재선 도전에 나섰다. 원 지사는 “개혁정치의 뜻을 현재 정당 구조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특정 정당에 매이지 않고 당파적인 진영의 울타리를 넘어 통합 정치의 길로 매진하겠다”고 무소속 출마 사유를 밝혔다.

이 같은 원 지사의 결정에 정치권에서는 ‘의리보다 실리’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주 지역은 역대 무소속 출마자가 당선한 경우가 독보적이었던 만큼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을 경우 당선권에서 멀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 이에 원 지사는 의리를 저버린 ‘철새’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당선 확률이 높은 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은 지난 10일 원 지사의 기자회견 직후 논평을 통해 “간 보는 기회주의 정치는 오래가지 않는다”며 “몸담고 있던 당은 깎아내리고 자기 포장만 급급한 원 지사의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부터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김우남‧문대림 예비후보는 유세 기간 초기부터 서로에 대한 비방전으로 날을 세웠다. 두 후보는 TV토론 등에서도 정책 대결보다는 도덕성 문제를 걸고 넘어져 빈축을 샀다.

특히 경선 시작 하루 전인 지난 12일 불거진 ‘당원명부 유출’ 논란은 최대 분수령이었다. 김 후보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7만여 명에 이르는 민주당 제주도당 당원명부가 유출됐고, 문 예비후보 측이 이를 확보해 선거운동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경선 중단 및 중앙당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마타도어식 의혹 제기”라고 부인했지만, 김 후보 측은 “결백을 입증하지 못하면 사퇴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 문 후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큰 이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중앙당은 문 후보에 대한 특별한 조치 없이 13일 경선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밖에 제주도지사 선거에는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와 녹색당 고은영 후보가 각각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