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 “나는 소중하니까.”이걸 느끼면 행복한 삶은 시작된다. ‘소중한 존재가 되고픈 욕구’야말로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라 할 수 있다. 철학자 존 듀이가 말한 그 ‘욕구’를 가장 잘 그린 영화를 하나쯤 뽑자면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러브 액츄얼리>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뭐랄까, 무지하게 내가 ‘소중한 존재’란 게 어느새 느껴진다.

<러브 액츄얼리>는 기분이 좋아지면서 누군가를 소중하게 대하고, 다시 사랑하고픈 욕구가 절로 마음가득 생겨나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여기서 누군가는 영화에도 나오듯 수상 각하(휴 그랜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식음료 담당 비서관(마틴 맥커친)일 수 있으며 아니면 가수와 매니저, 아빠와 아들로, 또는 소설가와 여인,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늘 옆에 붙어있는 친구 등등.

600만원의 ‘성공 신화’

영화의 제목 그대로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왜’라는 물음은 정말 부질없다. 인간은 너나할 것 없이 ‘소중한 존재가 되고픈 욕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입에서 뱉어내는 거짓으로 대해서는 곤란하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실만이 필요하다.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까. 영화 속에서는 도무지 꼼짝도 하지 않을 것 같이 보였던 수상도 사랑하게 만든다.

또 여자와 하룻밤을 멋지게 보낼 수도 있었던 중년의 가수는 남자 매니저가 ‘더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은 란제리 바람의 수영복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물에 빠진 소설가의 원고지를 건지기 위해서(존재를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풍덩하고 강물에 뛰어든 포르투갈 여자 오렐리아의 진심. 그 앞에서 소설가 제이미도 함께 강물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장면은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만 하다.

서비스가 무엇인지 만일 내게 묻는다면 영화의 장면을 꺼내서 이야기 할 것이다. 동시에 단돈 600만원으로 2,000평의 국내 최고 식당을 만든 ‘송추가마골 김오겸 회장의 성공 노하우’가 무엇인지도 구구절절 요목조목 설명할지 모른다. 아마도 “서비스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김 회장의 서비스 철학도 거론하겠지만.

아이템 헌팅에 매진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보고나서 창업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장사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학예회. 조안나를 짝사랑하던 대니얼(리암 니슨)의 아들 샘이 멋지게 드럼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어린이 피아노 교실, 미술 교실 등은 있지만 왜 ‘어린이 드럼 지도교실’은 주변에 없는 것일까. 교육 사업에 관심 있는 예비창업자라면 도전해 볼만한 뉴비즈니스 아이템이 아니던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성인을 위한 ‘드럼 연주 지도 학원’도 해봄직하다. 이 점에 착안해서 한때 노래방 안에 드럼 자판기가 유행처럼 크게 번진 적도 있지 않던가.

드럼 연주 지도에 자신이 없다면 전문 교사를 물색하고 채용하면 된다. 문제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것. 한적한 공원을 끼고 있는 빌딩의 지하를 임대해도 된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완전한 방음이 되는 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섣부른 예측일지 몰라도 앞으로는 동네방네마다 노래방, 게임방 대신에 들어설 것이 있다면 ‘드럼방’이나 ‘스타 연습방’일 것이다.


# 컨셉을 팔아야 ‘성공’타깃 설정에 ‘승부 걸어라’

이제 창업도 컨셉이 분명해야만 성공한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으로 유명한 ‘월마트’의 성공은 알다시피 ‘매일 최저가격(everyday low price)’이라는 컨셉 덕분이었다. 요새 야채와 과일을 전문으로 팔고 있는 ‘총각네 야채가게’의 간판이 곳곳에서 자주 눈에 보인다. 이 가게의 무서운 성장세는 무엇보다 ‘총각’이라는 단어에 있다. 이게 컨셉의 알짜다. 따라서 업종에서 보자면 ‘총각(판매원)=싱싱하다(제품)’라는 등식의 가치(Value)가 소비자에게 강력한 파워로 제공되는 셈이다. 이쯤되면 판매는 별로 힘들지 않다. 알아서 저절로 팔리는 단계로 바뀐다.

이런 걸 가지고서 판매와 구별하기 위해서 ‘마케팅’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 마케팅이란 ‘알아서 저절로 팔리는 판매단계’를 단적으로 지적해서 일컬음이다. 지금 장사가 형편없어 고민하거나 앞으로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판매와 마케팅의 엄청난 차이가 무엇인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판매는 개인을 상대한다. 반면에 마케팅은 브랜드로 남겨진다.결국, 장사가 안 되는 집은 판매에만 오로지 신경 쓴 결과이다. 거꾸로 장사가 잘 되는 집은 판매가 아닌 마케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장함은 이유가 있어서다.

망하는 가게에는 이유가 있다. 욕심은 많아서 아무나 상대하려 한다. 때문에 고객이 명확하지 않다. 아주 흐릿하다. 속된 말로 “물이 좋지 않다”라는 게 고객에게 공통되는 지적사항이다. 가치를 알면 소비자의 긴장과 경계는 무너지고 해제되는 법이다.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가치가 더 크다. 때문에 상관없다. 기꺼이 주부들은 단골로 등록한다. 도무지 다른 곳에서는 받을 수 없을 것 같은 서비스와 만나는 순간, 고객은 감동한다. 이 정도는 돼야만 컨셉이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Tip ‘스타연습방’ 임대업스타 지망생 ‘타깃’ 장소제공 ‘수익창출’

스타연습방은 대충 이런 형태를 말한다.타깃, 무명가수나 그룹, 스타를 꿈꾸는 초등학생 및 청소년.비용, 가게 임대료와 시설비(방음장치), 악기 등을 포함해 약 2,000만원 안팎에서 30평 규모가 적당하다.마케팅,하루를 3등분하고 일주일에 3번 사용을 기준으로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 좀더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노래방 형태로 룸을 만들면 된다.

단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악기 전문이 복잡하지 않고 드럼으로 초급과정, 중급과정, 고급과정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포인트, 개인 교습을 목표로 한다면 최소한 창업비용 또는 최소한 공간만 필요하다는 것. ‘스타연습방 임대업’은 말 그대로 스타 지망생이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만들어 일정 기간 유료로 빌려주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말한다.

특히 작은 규모로 출발해 입소문이 나면 큰 규모의 비즈니스 형태로 발전 가능한 게 이 사업의 매력이다.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후보 장소의 물색이다. 부동산 임대 광고가 많이 실려 있는 생활정보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연습방은 지하라도 상관없다. 2평 공간도 창업이 가능하다. 물론 임대할 수 있는 공간이 커질수록 수익에서는 유리하다. 방을 여러 개로 쪼개서 사용할 수 있어서다. 이 사업의 수요층은 무명가수나 보컬 그룹 희망자, 스타를 꿈꾸는 소비자가 핵심 타깃이다.

또한 개인보다는 팀이나 그룹의 수요가 더 많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백댄서도 전문화되는 추세라 틈새 아이템으로 적극 공략할만하다.관건은 연습실에 대한 관리. 이는 운영자가 직접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업 운영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 육체노동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시간이 자유로운 사람에게 적합하다. 경력이 쌓이고 자신감이 생기면 대형화도 고려해 볼 만하다. 몇 년 전 등장했던 ‘소호텔 임대사업’과 비슷한 맥락에서 창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책상과 전용선을 설치한 사무실 개념이 아니라 연습실과 각종 악기를 구비한 공간을 일정시간, 일정한 요일 등의 프로세스에 따라서 빌려주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접근하면 된다.

요금 기준은 사업장 임대료를 감안해 책정하되 사용계약서의 작성과 함께 한 달치를 선불로 받으면 부담이 없다. 물론 열쇠나 번호키의 번호를 알려주면 될 것이다. 창업 비용은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서 다르지만 처음 시작을 작게 한다면 2,000만원 안팎의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고 본다.춤꾼을 생각해 바닥은 마루시설을, 벽면에는 전신 거울을 부착하는 게 좋다.

이동이 번거로운 드럼 같은 악기는 한 대쯤 갖추면 더욱 좋고, 짭짤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지도교사를 채용, 드럼을 전문으로 지도하는 교육 장소로 활용할만하다.주의할 점은 방음시설과 악기 연주자를 위해 전기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지의 확인 작업. 또한 여유 자금이 있다면 두세 곳 이상의 연습 전용 장소를 확보해 둔다면 고수익 창출에서 유리하다. 연습방이 마련되면 향후 계약으로 인한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이용 방법과 규칙, 사용료 등을 담은 회원약관을 만드는 사업적 센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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