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지나가면서 창업시장은 점점 여름특수를 맞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간 음료, 빙과, 에어컨 등 상품의 여름 특수가 갈수록 빨리 시작되고 있다. 창업시장도 이같은 추세를 따라가 맥주, 아이스크림, 생과일주스, 냉면 등 여름에 강한 업종은 물론 피부관리, 다이어트 관련 업종을 준비하는 창업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여름철을 겨냥한 업종들을 살펴본다.


여름철 무더위의 대표적인 수혜자로 지목되는 업종은 빙과류와 음료류다. 현재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1조원대며, 이 중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은 1,500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라고 하면 예전에는 여름 한 철 장사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4계절 내내 꾸준히 팔리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아 비수기와 성수기가 따로 없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쫄깃한 아이스크림으로 차별화 >최근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이템은 유럽에서 건너온 젤라또 전문점이다. 젤라또는 이탈리아어로 아이스크림이라는 뜻.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먹던 아이스크림을 연상하면 된다. 서울 압구정동, 청담동 등 유학파가 많고 먹을거리 트렌드에 민감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이 퍼지기 시작해, 현재는 6~7개에 이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젤라또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천연원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즉석 제조하는 만큼 신선하고 유지방 함유량도 10% 내외로 낮은 편이며, 원료와 제조방법의 특성상 공기 함유량이 낮아 부드러움보다 쫄깃한 쪽에 가까운 식감을 낸다.

브랜드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0~30여 가지의 맛을 내고 있고, 쌀을 넣은 리조또 아이스크림 등의 메뉴도 선보이고 있어 이국적인 성향이 강하다. 분당 서현동에서 이탈리아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전문점 ‘띠아모(www.ti-amo.co.kr)’를 운영중인 서선심(36)씨는 “여름 문턱에도 오지 않은 3월부터 아이스크림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요즘은 아이스크림 마니아들이 많이 생겨나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매출이 꾸준히 일어난다”고 말했다. 산딸기, 크림치즈, 티라미스 등 30여 가지의 아이스크림을 구비하고 있으며, 카페형 매장이어서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 케익도 판매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아이스크림 전문점은 외관상 깨끗하고 노동 강도가 낮으며, 인건비 부담도 적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창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창업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브랜드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므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또 아이스크림 제조기기나 냉동 쇼케이스를 구비해야 하기 때문에 창업비용도 만만치 않다. 10평 기준 점포비를 제외하고 인테리어와 설비비로만 6,000~8,0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맥주·냉면 전문점 창업 ‘적기’

맥주 전문점도 여름이 성수기다. 여름철에는 야외 테이블에서 퇴근길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울이려는 직장인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6월에는 월드컵이 열려 맥주 전문점 매출은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맥주 전문점의 경우 여름 성수기와 겨울 비수기간에 매출 차이가 2배 이상 나는 것이 보통이다. 더위와 열대야를 피해 저녁 늦게야 집을 나서는 ‘올빼미족’들도 맥주 전문점의 주요 고객들이다. 세계맥주 전문점 ‘와바(www.wa-bar.co.kr)’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여름 특수를 겨냥한다. 한겨울처럼 눈이 펄펄 내리는 아이스 바 앞에 앉아 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장치인 ‘스노바’는 인기 만점이다.

전국의 가맹점에 대형 PDP 화면 설치를 본사에서 지원하는가 하면,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또 와바 매장의 독특한 인테리어 시설인 움직이는 유리벽은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볼 수 있는데 고객들에게 시원함을 주고 있으며, 마치 야외에서 맥주를 마시는 느낌이 들게 한다. ‘쪼끼쪼끼(www.jjokki.com)’는 올해 초 소파식 의자와 낮은 테이블을 채택,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호프&레스토랑 분위기로 매장을 리뉴얼하고 웰빙과 퓨전에 초점을 맞춘 상반기 신메뉴를 선보이면서 여름철 특수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메뉴는 허브 샐러드와 닭가슴살을 조화시킨 ‘허브 닭가슴살 냉채’, 오리고기를 야채와 함께 밀가루떡에 싸 먹는 ‘사랑방 오리밀쌈’ 등 차가운 메뉴가 주류다. 더불어 피부 미용에 좋은 석류원액을 넣은 석류생맥주와 원기 회복에 좋은 홍삼원액을 넣은 홍삼생맥주도 함께 출시한다.여름철에는 뜨거운 음식을 피하고 상큼하고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동보다는 소바, 칼국수보다는 냉면류의 음식이 훨씬 더 잘 팔리는 이유이다.

‘장비왕냉면(www.jangbee.co.kr)’은 인천 화평동 냉면에서 유래한 세수대야 냉면을 판매한다. 세수대야만한 커다란 그릇에 푸짐하게 냉면을 담아주는 것이 특징이다.추가 사리를 무한정으로 제공하는 인심도 인기를 끄는 요인. 윤동연 사장은 “여름이 길어지면서 냉면 수요도 점점 증가하는 것 같다”며 “겨울철 비수기를 대비해 설렁탕, 온면, 만두 등 따뜻한 음식도 구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식재료를 반가공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전문 조리사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이외에 시원한 바다가 연상되는 해초비빔밥 전문점, 무더위 때문에 급감하기 쉬운 체력 보강을 위한 흑염소, 향육액(개소주), 붕어와 같은 보양식을 판매하는 건강원 등도 여름에 집중적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환경위생 관련사업도 ‘유망’

여름은 일년 중 어떤 계절보다 노출이 많은 시기다. 아름다운 몸매를 뽐내고 싶은 여성 고객을 집중 공략하는 피부관리, 몸매관리 전문점이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격파괴형’ 피부관리, 몸매관리 전문점들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한 자동화 전략으로 인건비를 절감해 가격은 대폭 낮추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관리사를 수급해주는 본사가 많으므로 미용에 관심이 있고 투철한 서비스 의식만 지니고 있다면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다.대구 삼덕동에서 피부관리 몸매관리 전문점 ‘하얀얼굴 예쁜몸매(www.whiteskinbody.com)’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영(32)씨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철을 대비, 봄부터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한다”며 “휴가 후 피부 트러블 관리를 원하는 고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얀얼굴 예쁜몸매는 인도 전통 마사지 기법인 ‘아유베다’를 이용, 일대일 맞춤관리로 대구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원하게 드러낸 몸매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목걸이, 팔찌, 발찌 등 액세서리 전문점도 인기다. 최근에는 금이나 은으로 된 주얼리에 식상함을 느낀 젊은 세대들이 다양한 빛깔과 재질의 원석 액세서리를 선호함에 따라 핸드메이드 원석 액세서리 전문점들도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날씨가 더워지면 상쾌하고 깔끔한 것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그래서 청결과 관련한 사업도 여름에 잘 되는 업종이다. 목욕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자극이 적은 천연재료를 사용한 천연화장품 및 바디용품 전문점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온이 올라가고 장맛비 등으로 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각종 세균과 곰팡이가 서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를 제거하기 위한 환경위생 관련사업도 유망 아이템으로 떠오른다. 홈 클리닝 및 광촉매 코팅 사업인 ‘알렉스존(www.allerxzone.co.kr)’은 아파트, 병원, 학교, 학원 등을 방문해 실내외 클리닝 및 광촉매 코팅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사업이다. 벽면에 도포된 광촉매액은 빛을 받으면 산화, 환원(화학반응)을 일으켜 유해한 물질을 무해한 물질로 변화시킨다. 이를 통해 발암물질인 벤젠을 비롯해 톨루엔, 클로로포름, 아세톤, 스틸렌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VOC)로 오염된 실내외 공기가 정화된다. 항균, 냄새 제거, 오염 방지 등에도 효과가 있어 여름에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위생 상태 철저관리해야

여름철이 성수기인 아이템은 가급적이면 여름이 오기 전에 창업하는 것이 좋다. 성수기를 앞두고 창업하면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쉽고 매출도 빨리 손익분기점에 달하게 되며 홍보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 사업을 전개할 때는 우선 날씨에 대비해야 한다. 여름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짜증이 나기 쉽고 본능적으로 시원하고 청결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매장의 온도 관리 및 분위기 연출에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외식업은 음식물이 부패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식중독 등 질병 발병에 대비해 위생 상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더불어 휴가철 매출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해 고객을 유인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또 계절 요인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계절 메뉴를 운영하거나 여름 상품을 개발하면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마지막으로 여름철 성수기 사업일 경우 여름 외의 계절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수기 매출하락을 막기 위해 궁합이 맞는 아이템을 복합화하는 경향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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