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시스템ㆍ통합관리…배송경로 최적화 실현

- 운송비 절감 등 운송시스템 전반적 효율화 견인

 
  차량에 부착한 단말기를 통해 자동차와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텔레매틱스(Telematics) 기술이 접목된 상용차의 진화가 물류산업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텔레매틱스 기술은 차량의 위치정보 기반을 물론 차량의 경로와 통합관리, 원격 및 헬프 서비스 등으로 발전하며 비용절감은 물론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텔레매틱스 기술을 접목한 물류 프로세스의 혁신이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택배차량 운전자 김 모 씨는 최근 출근하자마자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통해 그날 배송할 택배들의 최적화된 코스를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얼마 전 설치한 텔레매틱스 단말기의 위치 기반 서비스가 최단거리 정보와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오전 배송물량을 한 시간이나 빨리 소화한 김 씨는 단말기 상에 e정비 서비스 등에 켜진 빨간불을 보고 가까운 정비소를 검색했다. 역시 텔레매틱스 단말기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동차 정비센터 주소를 알려준다.
 
오후에는 주말 가족들과의 나들이 장소도 추천받았다. 생활 및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의 원격·헬프 서비스 기능을 이용한 것이다.
 
텔레매틱스 기술 발전
어디까지 왔나?
 

SF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텔레매틱스 기술을 적용한 운송 시스템 덕이다. 원격통신을 뜻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을 뜻하는 ‘인포매틱스(Informatics)’가 결합된 합성어인 ‘텔레매틱스’는 자동차와 무선 통신이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뜻한다.
 
자동차 기술은 잘 달리는 성능과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후 보고 듣고 즐기는 안락함을 추구하는 이전 세대의 경향을 지나 이제는 첨단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통한 사용편의성과 활용성 향상에 주력하는 세대에 이르렀다. 특히 상용차의 경우 텔레매틱스 기술의 접목을 통해 운송시스템 전반의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예견된다.
 
상용차 텔레매틱스(Commercial Vehicle Telematics )는 물류나 운송회사 등과 같은 기업 소유의 차량에 이동통신 단말기 등을 결합해 차량안전과 운전 편의 정보를 제공하고, 차량의 운행 상태를 파악해 지시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선단관리가 가능해졌다.
 
기존의 텔레매틱스가 단순히 운전자들에게 교통정보 혹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기술이라면, 이른바 상용차 텔레매틱스는 차량 속도나 차량 운행 거리, 현재 차량의 운행 여부 등 차량 자체에 대한 정보제공과 연료절약을 위한 최적 경로 제공 서비스 등이 기본이 되며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이용한 물류 유통 솔루션 같은 기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물류시스템 뒤흔들
첨단 시스템

 
그렇다면 텔레매틱스 기술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질까? 이 기술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선 엑세스 기술과 텔레매틱스 단말 기술, 지리정보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GPS(Glob al Positioning System) 기술, 차량관리 기술 등 하위 기술이 요구된다. 또한 GPS위성과 텔레매틱스 단말기, DMB(Digital Multimedia Broad casting)와 셀룰러기지국 및 이를 관할할 통신업체 등의 요소도 필요하다.

차량에 탑재된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는 GPS위성 또는 유·무선 통신망을 이용, 텔레매틱스 서비스센터와 통신된 정보를 취할 수 있다.
 
더불어 서비스센터는 차량 탑재 단말기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차량의 위치와 경로 등의 정보를 비롯, 교통·도로정보, 차량진단 및 관리, 안전 운전 등의 서비스를 운전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와 정보센터가 상호 소통하는 시스템이 텔레매틱스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텔레매틱스 기술을 이용해 자동차 사고 정보나 긴급구난·고장신고, 원격 서비스, 생활·여행정보까지도 제공받을 수 있는 원격·헬프 서비스도 가능하다.
 
특히 텔레매틱스 기술은 물류 운송 관련 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물류 운송 단계에서 운송비 절감은 차량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과 경로 최적화를 통한 유류비 절감 방법이 있는데 이는 모두 텔레매틱스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
 
운송 경로에 따른 운송비용은 물론 차량 관리에 들어가는 차량비용, 혼적 운송과 차량 공차율의 감소, 효율적인 배차를 통한 유휴차량의 감소가 운송단계에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이다. 차량 위치의 추적으로 배송상태를 실시간 조회하고 이를 기반으로 배송관리시스템을 가동시켜 배송경로를 최적화할 수도 있다.

또한 운송 서비스 질 향상과 관련해서는 운송망 관리와 교통정보 관리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보다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하거나 차량 위치 추적 서비스로 실시간 조회가 가능하게 하는 등 배송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도 하다.
 
텔레매틱스 상용차
2020년 3800만대 수준

 
2015년 프로스트 앤 설리번 한국 지사가 발표한 ‘세계 상용차 텔레매틱스 시장 전략적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차 텔레매틱스 시장을 선도했던 북미와 유럽시장은 추후 ‘비디오 감시’ 등 첨단 솔루션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또한 2014년 텔레매틱스 장착 상용차가 1470만대에서 2020년에는 2.5배 수준인 379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당 보고서는 소형 및 중대형 상용차 부문을 각각 분류해 언급했다. 여기에서 보고서는 인도와 중국 등 신흥 공업국에서 중대형 상용차가 수익 창출에 주요 부문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4년 텔레매틱스가 설치된 전체 상용차들 가운데 약 60%는 소형 상용차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상용차 텔레매틱스 시장은 2010년 이후 매년 5%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2015년 2억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2013년에는 정부가 모든 상용차 내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등 국내 상용차 텔레매틱스 보급률 증가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적 토대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리 상용차 시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면서 “앞으로 하드웨어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동차 회사들의 첨단 텔레매틱스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세 가지 기술문명의 도구를 꼽으라면 스마트폰과 컴퓨터, 자동차일 것이다. 텔레매틱스는 이들 세 가지 기술문명의 도구를 결합시켜 놓은, 그야말로 첨단 도구로 ‘디지털 컨버전스’의 산물이기도 하다.
 
갈수록 첨단화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은 성능과 연비, 그리고 디자인에 못지않은 자동차의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물류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상용차 분야에서 텔레매틱스는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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