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發 악재에 ‘드루킹’까지... 與 대세론 ‘흔들’, 한국당 보수 결집 시동
- 바른미래의 ‘보수 대안 정당’?...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6.13 지방선거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의 본선 구도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후보자 간 사활을 건 ‘충청 쟁탈전’의 서막이 올랐다. 저마다의 필승 전략으로 표심을 얻기 위한 뜨거운 한판 승부가 곧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강 구도가 점쳐지지만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의 파급력도 관전 포인트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서울시장 도전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중도 세력의 지지까지 받는다면 바른미래당이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반대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충남 : ‘원팀’ 과제 떠안은 양승조
#충북 : 현직 프리미엄 맞서 ‘단일화’?
우선 충청 4곳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은 충남이다. 충남은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낙승이 예상됐다. 충청권에서는 맹주로 불렸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건재했고 여당의 지지율도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스캔들’이 터지면서 충남지역 민심은 요동쳤다.
여기에 차기 충남지사로 강력하게 거론됐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낙마도 민주당 입장에선 뼈아프다. 이 같은 내홍을 거쳐 민주당은 최근 충남지사 경선을 실시해 양승조 의원을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양 의원은 남은 선거기간 중도 낙마한 박 전 대변인의 지지 세력은 물론 복기왕 전 시장의 지지 세력까지 끌어안아 ‘원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안희정 파문으로 촉발된 도정 위기론을 돌파할 적임자라는 것을 유권자에 각인시키는 것도 숙제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충남에 이인제 전 의원을 투입했다. 이 전 의원은 6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경기지사·노동부 장관·대선 출마 경력 등이 있어 당내 거물급 인사다. 다만 ‘올드보이’ 이미지와 낮은 한국당의 지지율이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 탄핵정국에서 이 전 의원이 “탄핵은 원천 불법이자 무효”라고 한 발언으로 인해 중도 보수를 끌어안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에선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충북지사 선거는 ‘이시종 심판론’이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찍이 링 위에 올라 있던 한국당 박경국 후보는 민주당 공천자가 확정되기만을 기다렸다. 이후 민주당 소속 이시종 현 충북지사가 최종 후보로 등장하자 박 후보는 이시종 지사의 민선 5·6기 도정 성과를 타깃으로 맹공을 퍼부을 태세다.
다만 이 지사가 박 후보의 공세가 시작됐을 때 일일이 맞대응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8년 도정을 비판하려면 대안 제시가 먼저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온다면 박 후보로선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에 정치권은 대전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지난 20일 바른미래당은 충북지사 후보로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최종 확정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당 지도부 차원에서 서로 당대당 연대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현역 지사라는 강력한 후보를 내놓은 민주당에 맞서기 위한 지역 차원의 막판 야권 연대 가능성에 불이 다시 붙은 것이다. 특히 신 전 위원장이 지난달 박 후보와의 ‘권역별 야당 합동토론회’를 제안하면서 결국 야권 연대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대전 : 권선택 ‘낙마’ 시정 실패 책임론
#세종 : 민주당·한국당 ‘2파전’... 민주 ‘독주’
대전은 충남과 마찬가지로 해당 시·도지사가 임기 중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해 무주공산인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정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내면서 대전 시장 선거는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각 당 후보들 모두 만만찮은 행정 경험을 갖춰 선거 과정에서 과거 행적과 성과가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재선 구청장 출신 허태정 후보가 출전하고 이에 맞서 한국당에서는 민선 4기 시장을 지낸 박성효 후보가 등판한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0일 경기 부지사와 부산 부시장을 지낸 남충희 예비후보를 대전시장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
현재 구도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국당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당은 권 전 시장 낙마에 따른 민주당의 시정 실패 책임론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의 경우 민주당과 한국당의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이충재 전 행복청장에게 세종시장 후보로 뛰어달라고 적극 권유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현 세종시장과 자유한국당 송아영 예비후보 간 2파전으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재선 도전에 나선 이춘희 현 시장이 독주체제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 송아영 후보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이 시장이 조용한 선거전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송 후보가 어떤 이슈로 판을 흔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고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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