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라인업’ 발표했지만 파급력 ‘미미’

<뉴시스>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발표 이틀 뒤 20일 안철수 등 5명 1차 공천 확정
부산 이성권·대전 남충희·충북 신용한·제주 장성철 등 공천… 필승카드?

 
바른미래당의 인재난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탈당, 불출마, 잠적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악재가 잇따른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의 라인업을 발표하고 1차 공천을 확정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온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당내에서는 “어차피 이번 선거는 다음 총선을 위한 면피 전략”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은 현재 속칭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계기로 총공세에 나서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바른미래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0일 1차로 5명의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을, 부산시장 후보로는 이성권 전 17대 국회의원, 대전시장 후보는 남충희 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낙점 받았다.
 
충북지사에는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제주지사엔 장성철 제주도당위원장이 공천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공관위는 5명 후보를 포함한 11개 지역의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자 1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인물 ‘글쎄’
유력 인사·지지율 이탈까지

 
확정된 곳을 제외하고 인천 지역의 경우 ‘安 인재 영입 1호’인 정대유 전 인천경제청 차장과 이수봉 인천시당위원장이 명단에 포함됐다.
 
보수의 텃밭인 경북에는 권오을 전 최고위원과 박재웅 경북도당위원장이, 경남에는 젊은 화장품 회사 CEO 김유근 KB코스메틱 대표가 공천을 신청했다. 충남 지역에는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울산엔 이영희 울산시당위원장과 박중식 울산항만공사 상임감사가 공천을 신청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임에도 일부 인사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거물급 인사가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이탈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제주 지역 유력 필승 카드였던 원희룡 지사는 고심 끝에 결국 탈당했고, 광역단체장 영입 1호로 세종시장에 출마 예정이었던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지난 12일 인재영입식을 하루 앞두고 돌연 잠적했다.
 
지난해부터 인천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친안계 문병호 전 의원은 결국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낮은 당 지지율 때문에 사람이 잘 모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바른미래당이) 자신의 지지층을 붙이기보다 정체 또는 (한국당 쪽 등에) 뺏기고 있어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광역 단체장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지방선거가 ‘면피용 선거’라는 말도 들린다. 당내 다른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어차피 떨어지는 선거다. 선거 전략은 면피 전략”이라며 “존재감을 알리고 다음 총선 위한 디딤돌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인사는 “하지만 2등, 적어도 근소한 3등은 해야 되는데. 면피 전략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최근 공천 갈등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관악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모 인사는 캠프 관계자 250여 명과 함께 여의도 당사를 찾아 ‘안 후보가 관악구청장에 자신의 측근을 앉히려 한다’며 항의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국회의원 재보궐지역 공천을 두고도 향후 안철수계와 유승민계의 물밑 파워게임이 나타날 수 있어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安 성패, 당 미래 달려”
‘드루킹 파문’ 속 대안세력 자처

 
바른미래당이 광역단체장 1차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단연 서울 지역이다. 당의 간판인 안철수 후보의 서울시장 성패 여부가 향후 당의 흥망을 좌우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엄경영 데이터앤리서치 소장은 “바른미래당 지방선거는 안철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안 후보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낙마와 속칭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최전방 공격수를 자처하며 여권을 정면 겨냥하고 나선 모습이다. 예정에 없던 돌발 기자회견도 열어 민주당과 강하게 각을 세우고 있다.
 
드루킹 사건을 과거 국정원·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과 등치시키면서 과거 사건을 ‘한국당 적폐’, 현 사건을 ‘민주당 적폐’로 규정, 자신들이 제3의 대안이라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거대 양당의 도덕적 결함을 지적하는 한편 ‘깨끗하고 유능한 당’이라는 본인들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중도와 무당층 흡수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안 후보가 현재 광역급 인재보다 기초급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이는 지선 이후를 대비하는 사전 포석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총선에 대비한 ‘조직원’들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영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내 한 인사는 “총선에서 광역·기초 의원들이 해당 지역의 핵심 조직원이기 때문에 인재 영입 방침이 그 쪽으로 쏠려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영입은 향후 안 후보가 차기 당권을 노릴 경우에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 후보는 인재 영입과 관련, “광역 후보군은 기본적으로 (박주선·유승민) 두 공동대표들이 책임지고 찾고 있고 저는 지원하는 입장”이라며 “저는 서울시 여러 기초단체장들을 포함한 출마자들을 찾는 데 보다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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