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포천 강동기 기자] 조선후기 실학자인 이중환(李重煥, 1690~1756)은 저서인 ‘택리지’에 경기북부 지역을 사람이 살기 적합하지 않은 곳으로 평하며 매우 척박하고 인심도 좋지 못해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나마 ‘명승이라고 일컬어지는 산으로 영평의 백운산이 있고 삼부연 폭포가 기이하고 웅장하다’고 하며 영평지역 중 백운계곡 주변과 한탄강 일원의 수려한 경관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중환이 언급한 곳은 ‘영평팔경’으로 불리는 경승지로 현재까지 포천지역의 자연경관을 대표하고 있다.

영평팔경은 포천 북부지역 중 한탄강과 영평천 주변의 이름난 경승지로, 조선 선조대 영의정을 지낸 박순과 조선전기 4대 문장가로 이름 높았던 양사언 등이 기거하고 유람했던 곳이며 이들을 숭상했던 후배들이 선현의 뜻을 기리기 위해 방문하고 심신을 수양했던 명소였다.

이후 18세기 사대부들을 중심으로 유람문화가 확산되고 금강산이 최고의 유람처가 되면서 금강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현 43번 국도변(옛 경흥로)에 있는 ‘영평팔경’이 널리 알려지면서 경기지역 최고의 유람처가 됐다.

잘 알려진 것처럼 조선후기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겸재 정선도 이 시기 금강산 유람 중 한탄강에 머물며 화적연 등의 풍광에 매료되어 그림을 남겼으며, 남인의 영수였던 미수 허목은 아름다운 경치를 글로 남기며 후대에 전할 정도로 유명한 명소였다.

그러나 20세기 초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인 철도가 포천을 빗겨 양주로 지나가면서 영평팔경은 잊힌 명승이 됐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 한탄강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조선후기 한탄강은 수려한 경관으로 이름을 알렸다면, 21세기의 한탄강은 뛰어난 경관에 지질학적 가치와 생태계의 보고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검고 구멍이 송송 뚫린 돌이 현무암인 것과 그 돌이 제주도에 가면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리고 최근에는 제주도에서만 보던 현무암이 한탄강에도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한탄강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화산이 분출에 만들어진 현무암 침식하천으로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약 140km를 흘러 연천군에서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빠져나간다.

한탄강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땅으로 지금부터 약 50만년에서 13만년 사이에 수차례 화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졌다. 때문에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독특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지질학적 가치도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포천지역을 중심으로 한탄강 대부분 지역이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생태학의 보고를 일컬어지며 수많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12월에 제7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으며, 2020년을 목표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발맞춰 포천시에서는 한탄강을 친환경적인 지질생태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비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약 60km에 이르는 한탄강 트레일 코스인 주상절리길과 한탄강 자생 생태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경관단지 등을 단계별로 조성 중에 있다. 그리고 한탄강의 생성 기원부터 지질 및 생태학적 특징, 한탄강의 역사문화까지 모든 내용을 전시하고 체험교육 하는 ‘한탄강 지질공원센터’가 올 하반기에 개관 예정이다.

특히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보도교인 한탄강 하늘다리가 오는 5월 13일 개통해 국내 유일의 현무암 침식하천인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의 웅장함과 아찔함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게 됐다.

한탄강은 북한에서 발원해 우리나라로 흐르는 강으로 DMZ와 접경지대를 관통한다. 그리고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DMZ, 용암대지, 주상절리협곡 등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현재와 같은 남북 평화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한탄강은 금강산, 개성관광에 이어 남북 관광교류사업의 교두보가 될 수 있어 한탄강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경기북부 강동기 기자  kdk110202@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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