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지지율이나 현재 판세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여론조사결과는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비교 및 검증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바로미터다. 선거마다 여론조사 무용론이 제기됐지만 결국은 여론조사 결과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여론조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 있음에도 여론조사에 대해 불신하는 것은 개인적 경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50대나 60대 이상의 남성 유권자들에게서 이러한 불만이 많다. 자신의 연령대와 성별을 답했더니 조사대상이 아니라며 조사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응답자는 특정 정당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조사를 거절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조사기관이 임의로 조사대상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여론조사는 특정 연령대나 성별 혹은 거주지의 응답자가 편중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 위해서 이미 충분히 조사된 연령대는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다.
 
특정 정당의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선거여론조사를 한다는 의혹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각 정당의 후보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가 일반화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정당의 공직후보자 공천을 위해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과거에는 중앙당의 공천위원회에서 각 후보들을 공천했으나, 당내 민주주의 개념이 확산되면서 지역민이나 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보통 각 정당의 지지층이나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조사한다. 정당지지도를 먼저 물어보고 종료하는 조사는 대부분 공천조사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은 의혹은 응답률에 관한 것이다. 선거기간의 ARS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 논리에는 대부분 ‘응답률이 낮아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 주장에 대한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대부분이 ‘모 대학의 통계학과 교수’나 ‘모 여론조사 기관의 전문가’의 입에서 나온 출처 불명의 자료들뿐이다. 자주 인용하는 ‘미국의 여론조사협회는 응답률이 30%가 넘지 못하면 자율적으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도 근거 없는 정보일 뿐이다. 미국여론조사협회(AAPOR)의 홈페이지 등을 확인해도 유사한 주장을 발견할 수 없다.
 
여론조사는 방식들마다 장단점이 존재한다. ARS 조사의 경우 녹음된 성우의 매끄러운 음성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전화면접 조사의 경우 민감한 내용에 대해선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표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세와는 다른 자신의 의견을 모르는 사람에게 터놓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방식만이 절대선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는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조사의 방식뿐만 아니라 조사의 주제, 설문지의 문구, 유·무선번호의 비율, 휴대전화가상번호 사용 여부, 조사일시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ARS 조사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그치고 자료로서의 가치를 살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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