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떡볶이·수제맥주 결합으로 소비자 유혹

통계청의 2016년 기준 도소매업·서비스업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전국 2만5431개로 편의점(3만 4275개), 한식(2만7221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가맹점당 매출액은 1억 3580만 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에 개인 치킨 매장은 제외된 데다 치킨을 취급하는 호프, 주점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치킨 매장 수는 40000여개가 넘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추산이다.
 
2013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치킨전문점수는 10년간 연평균 9.5%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약 3만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당시 조사에서는 닭갈비, 찜닭, 삼계탕, 닭꼬치 전문점 등을 제외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이 같은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음식업종 가운데서 치킨집과 커피전문점의 폐업율은 22.0%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킨집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명예퇴직이나 실직, 재취업의 어려움 등으로 수요가 꾸준하면서도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창업은 살아남아야 한다. 치킨 창업은 포화상태일 정도로 많은 경쟁이 치열한 아이템이다. 따라서 치킨 아이템을 선택할 때에는 치킨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후 확실한 특징이나 차별화가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치킨시장 본격 태동
 
국내 치킨시장의 본격 태동은 70년대 중후반이다. 식용유 보급이 확산되면서 튀김 통닭이 대중화됐고, 치킨 브랜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80년대를 거치면서 경제가 급속도록 발전하고 소비자의 입맛 역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것이 양념치킨이다. 90년대 들어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서 맛은 기본으로 하고 기능을 강화한 건강 개념의 치킨이 등장했다. 여기에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저칼로리 치킨을 요구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바비큐치킨도 시장에 합류했다. 2000년 들어서는 IMF 경제 위기가 반영되면서 사회, 경제적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불닭이 인기를 얻게 됐다.
 
2010년 이후에는 두 마리 치킨과 닭강정 열풍이 불었다. 여기에 배달어플 배달의민족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치킨 배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두 마리 치킨은 지속되는 불경기 상황과 맞물려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하면서 가성비, 가심비를 충족시켜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마리 치킨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은 한 마리씩 두 곳에 배달하는 것에 대한 시간과 비용 대신 한 곳에 두 마리를 배달해 절감한다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예비창업자가 초기 투자금을 아낄 수 있도록 가맹비, 보증금, 로열티를 일체 면제하는 3무정책도 시행하며 소비자와 가맹점주의 만족도 형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닭강정의 열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후죽순 생겨나던 매장은 다시 정리가 되면서 가마로강정이 지금은 닭강정 대표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했다. 가마로강정은 올해 점주협의회와 공동으로 상생 8대 운영안을 마련, 실천에 들어갔다. 핵심 공급상품 출고가를 동결하고 분기별 신메뉴 출시를 약속한 것이 이번 상생안의 핵심이다. 가마로강정은 옛날 방식 그대로 가마솥에 튀겨 낸 바삭한 식감의 닭강정을 기본으로 다양한 소스와 식재료를 더하는 신메뉴를 개발, 관련 업계 최다 점포인 1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콤한 땡초불강정과 칠리새우 순살치킨 등은 가마로강정의 대표 신메뉴다.
 
이후 치킨 아이템은 조류독감으로부터 매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해 왔다. 첨단 염지기술과 시즈닝을 앞세운 치킨퐁은 치킨전문점과 생맥주전문점, 피자전문점의 장점을 섞었다. 매장 인테리어를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카페형 콘셉트로 꾸민 것도 여심 잡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떡볶이전문점 걸작떡볶이는 치킨과 떡볶이를 콜라보한 치떡 세트를 메인 메뉴로 내세우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골이 함유된 소스, 99.9% 자연산 치즈, HACCP인증을 받은 부산어묵 등으로 맛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걸작떡볶이는 또 가맹점의 매출 증진과 브랜드의 가치 향상을 위해 공식 서포터즈인 ‘걸작지기’를 운영 중이다. 다양한 미션을 통해 대중에게 걸작떡볶이를 알리는 걸작 전도사 역할이다. 아울러 점주의 운영 노하우를 위한 점프업(Jump UP) 교육과 신규 가맹점을 위한 푸드트럭 시식행사 등도 가맹점 수익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협업 상품들 등장
 
수제맥주와 국민 간식인 치킨을 콜라보한 브랜드도 론칭됐다.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수제맥주 라인을 갖춘 국민맥주다. 국민맥주의 특징은 다양한 수제맥주와 주방장이 필요 없는 시스템이다. 최소 인력으로 초보자도 쉽게 창업이 가능하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국민맥주는 10호점 한정으로 가맹비와 교육비를 면제하고, 점포안정자금 현금 지원, 창업자금 전액대출 지원 등 5대 특전을 진행 중이다. 매장별 담당 슈퍼바이저를 통해 안정적 점포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한편 지속적인 제품개발과 품질관리를 통해 가맹점 매출 상승에 최대한 노력한다는 게 본사의 계획이다.
 
뼈 없는 치킨을 넘어 치킨플래터를 활용해 국내외 음식과 콜라보한 치킨 아이템도 등장했다. 경양식을 즐기던 레스토랑을 모티브로 서양음식과 콜라보 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1979 서기치킨이다. 치킨플래터를 활용해 매운 누들떡볶이와 결합을 시켰고 치킨버거, 치킨랩, 치킨 브루스케타의 소스와 함께 매운, 아주매운, 갈릭, 겨자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기치킨은 100% 국내산 신선육(닭고기/순살)을 사용하며, 모든 메뉴를 주문과 동시에 조리를 시작해 맛에 대한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다.
 
치킨 아이템은 특별한 조리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운영상의 큰 어려움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이 즐겨먹는 소주나 맥주, 막걸리 등의 안주로서도 치킨은 육류 아이템 중 가격 경쟁력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수요층 확대도 기대되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특별한 요리 기술이 요구되지 않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매장 오픈도 쉽지만, 폐업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치킨 창업은 소비자의 트렌드에 가장 부합하면서도 나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 배달 매출을 강화할 수 있는 배달시스템과 모임 공간으로서의 독특한 연출이 가능한 매장 인테리어를 통해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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