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수도권 전투’ 싱거운 승리냐 막판 뒤집기냐 ‘혈투’ 예고

<뉴시스>
지난주 여야 광역단체장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6.13지방선거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렸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단연 수도권인 만큼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경기지사 후보에 박원순·이재명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으면서 건재함을 과시한 상황이다. 최근 드루킹 사건이나 김기식 전 원장 낙마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현재 별다른 지지율 변화가 없다는 점도 여권 입장에선 긍정 요소다.
 
야권에선 여권을 쓰러뜨릴 대항마로 김문수·안철수(서울시장 후보), 남경필(경기지사 후보) 3인이 링에 오른 상태다. 수도권의 전통적 선거 흐름과 지방선거에서의 낮은 투표율 등을 감안하면 승부는 알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朴 독주 속 1강 2중…‘金·安 연대’ 막판까지 변수·金 중도사퇴설도
경기, 전국 인지도 李·연정 도지사 南 ‘라이벌 매치’ 주목

 
지방선거의 꽃으로 평가받는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의 지름길’로 통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은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다.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 박원순 현 서울시장, 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자사,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대선 지름길’ 서울시장
관전 포인트는?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박 시장과 안 위원장이 과거 동지에서 적으로 처음 맞붙는 데다, 보수 표심이 김 전 지사와 안 위원장 가운데 누구를 ‘야권 대표 주자’로 선택할지 등은 서울시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 후보로 같은 진영에 있던 박 시장과 안 위원장은 7년 후인 올해는 ‘적’으로 재회하게 됐다. 박 시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김 전 지사와 안 위원장은 각자가 야권 대표 주자임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민주당 경선을 무난하게 통과한 박 시장의 첫 메시지는 ‘시정 복귀’였다. 별도로 꾸려진 선거 캠프를 잠정 폐쇄하고 시정으로 복귀해 서울시장 첫 3선에 시동을 걸었다. 박 시장은 당내 경선에서 보여준 ‘대세론’을 기반으로 당분간 시정에 몰두하며 현직 시장으로서의 안정감과 시정 연속성의 강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김문수 전 지사는 문재인 정부 비판을 핵심 전략으로 잡고 보수층 결집에 몰두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고전설화 어사 박문수가 간다를 빗대 ‘어사 김문수가 간다’라는 콘셉트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이나 김기식 전 원장 낙마 등에 대해 ‘1인 시위’로 여권을 겨냥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엔 북한 이슈에서 정부에 각을 세우며 탄핵 국면에서 흩어진 보수층을 모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7년 전 박원순 시장에게 지지를 모아줬지만 이번엔 ‘적’으로 만난 안철수 위원장 역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며 여권에 각을 세우고 있다. 댓글조작 사건을 부각시켜 보수 표심을 아우르는 동시에 문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차기 대권 주자로서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은 또 ‘박원순 때리기’에도 연일 주력하고 있다. 그는 김기식 전 원장 낙마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박 시장이) 김 전 원장과 김경수 의원의 후견인 역을 자임했는데,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 청와대에 충성한 것이냐, 아니면 본심이냐”라고 했으며, 최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입주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는 “박 시장이 특정인과 단체를 지원하며 대선 준비를 해 왔다”고 저격했다.
 
안 위원장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을 영입해 ‘중도·보수층 끌어안기’에도 나선 상황이다.
 
한편, 현재 야권이 갈라진 상태여서 김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서울시장 판세를 좌우할 핵심 관심사다. 보수 표가 분열되면 필패가 자명한 만큼 단일화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 후보의 중도사퇴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럴 경우 야권 서울시장 선거는 안 후보, 경기지사 선거는 남경필 후보로 자연스럽게 ‘보수 연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1:1 구도
李·南, 난타전 2라운드

 
남경필 지사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경기지사 선거도 놓칠 수 없는 ‘대전’(大戰)이다. 현재로선 높은 당 지지율에 전국적 인지도를 앞세운 이 전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큰 폭으로 앞서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과 ‘연정 도지사’로 안정감을 내세운 남 지사의 저력도 만만치 않아 승부는 예측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이 전 시장이 나서는 이번 선거야말로 16년간 굳건했던 보수 진영의 독주를 깰 기회라고 여기는 분위기다. 이 전 시장의 강점은 탄핵 국면과 대선 도전 등을 통해 쌓은 전국적 인지도와 거침없는 언사가 꼽힌다. 이 전 시장이 경기도에서 16년 만의 ‘권력 교체’를 이뤄 낼 경우 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거침없는 언행이 때로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전과 이력과 최근 극우사이트 ‘일베 가입’ 논란, SNS에서의 ‘혜경궁 김씨’ 사건 등은 대선 잠룡으로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찌감치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낙점된 남 지사는 그간 경기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 차원의 ‘연정’을 실시해 상대 진영과의 갈등을 구조적으로 최소화하는 작업을 했다. 저조한 당 지지율이 부담이지만 역대 경기지사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강세를 보인 만큼 막판 뒤집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 후보는 본격 선거 국면 이전부터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일찌감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특히 이들은 청년정책과 복지정책, 버스정책 등 주요 ‘정책’을 놓고도 난타전을 벌여 본선에서의 흥미진진한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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