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물류 서비스의 모멘텀 ‘스마트 컨테이너’

- 소물 인터넷(IoST), 센서 기술 등 기반 기술 발전이 배경
- 해외선 이미 상용화…투자와 R&Dㆍ국가 지원 등 절실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물인터넷(IoT)은 이미 물류산업에도 깊숙이 자리하면서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됐다. 특히 물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해운산업의 중요한 운송수단인 ‘컨테이너’에 IoT 기술을 접목한, 이른바 스마트 컨테이너 시스템의 등장은 획기적인 물류 서비스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모멘텀’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시스템을 벗어나 IoT 기술을 통한 자동화된 스마트 컨테이너 시스템은 미래 물류 패러다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오늘날 해상 운송의 ‘정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컨테이너는 전 세계적으로 규격화한 운송단위와 적재의 편리함 때문에 유용한 운송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컨테이너는 어떠한 화물이라도 구애받지 않고 선박과 트럭으로 운송이 가능하며 어느 곳이든 운송할 수 있다. 또 화물의 운송과 저장을 한층 신속하고 저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운송수단이 등장하게 된 것은 지난 1956년 미국에서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트럭 운전사였던 말콤 맥린(Malcom Mclean)은 T2탱커를 개조해 52개의 규격화된 철제 박스를 만들었고 그 안에 화물을 실어 운송을 시작했다.
 
한 트럭 운전사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오늘날 해상 화물의 운송방식을 주도해온 컨테이너를 탄생케 했던 것. 지난 50년 동안 큰 변화가 거의 없었던 만큼 컨테이너의 운송수단으로서의 가치는 매우 대단했다고 할 수 있다.
 
획기적인 운송수단 컨테이너, ‘더 스마트해진다?’
 
T2탱커에 52개의 컨테이너를 얹어 해상운송을 포함한 물류업계에 혁명을 불러온 말콤 맥린의 성공 신화가 일어난 지 어언 50년, 컨테이너는 또 다시 획기적인 변화의 기로에 섰다.

이른바 ‘스마트 컨테이너’라 명명되는 차세대 컨테이너 혁명의 기저에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IoT, 더 명확하게는 소물 인터넷(IoST) 등 기반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IoST(Internet of Small Things)는 저속, 저전력, 저성능의 특징을 가지며 교환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많지 않은 사물, 즉 소물(小物)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말한다.
 
‘스마트 컨테이너’란 컨테이너의 위치, 화물의 상태 정보 등을 사람의 손으로 기록·관리하던 기존의 패턴을 벗어나 IoT 장비를 활용해 화물의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고 모니터링 자동화, 컨테이너 자산관리 및 효율적인 재배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이다.
 
이렇듯 미래 물류 시스템의 획기적인 서비스가 될 ‘스마트 컨테이너’가 현실화할 수 있게 된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빅데이터ㆍ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등 첨단기술의 총화
 
가장 큰 배경은 바로 통신기술의 발달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아날로그 기반의 1세대부터 현재의 4.5세대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온 무선통신 기술은, 이제 저전력 광역 무선 네트워크(LPWAN, Low Power Wide Area Network)를 바탕으로 한 소물 인터넷을 탄생시켰다. 비면허 대역주파수를 활용하는 LoRa, 면허 대역을 사용하는 NB-IoT, 프랑스 기업의 기술브랜드인 SigFox 등 대표적 소물 인터넷 통신기술을 통해 광대역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 컨테이너’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번째 배경은 센서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비용 절감에 있다. GPS, 동작 및 지문 인식, 홍채 인식 등 센서의 정확도 및 정밀도가 높아지고 점차 소형화하면서 기술력이 높아졌고 대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대중화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추세는 스마트 컨테이너의 실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고 적용 가능한 다양한 옵션들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컨테이너’ 서비스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 시장의 대두가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컨테이너에 대한 정보들이 단시간 내에 수집되고 분석되며 그 정보들이 적시에 제공되기 위한 환경 기반이 마련되면서 ‘스마트 컨테이너’ 활성화의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이렇듯 통신 및 센서 기술의 발달과 플랫폼 환경의 구축으로 ‘스마트 컨테이너’ 서비스가 가능해졌지만 아직은 우리 산업 전반에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IoT 장비의 배터리 지속시간, 즉 서비스 지속성의 문제와 터미널/선박 내 다단 적재 시 통신 음영으로 인한 기술적 문제 그리고 물류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장비와 유지보수 문제 등 선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마트 컨테이너’ 상용화를 위해 전력 소비 최소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하고 통신간섭 제어와 효율적 장비 개발을 통한 경제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스마트 컨테이너 활성화 위해 과감히 투자해야”
 
한편, 우리 상황과는 다르게 글로벌 해운기업들은 이미 ‘스마트 컨테이너’ 기술을 적용한 물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해운기업인 CMA CGM은 지난 2016년부터 자사의 메가 컨테이너선에 컨테이너 모니터링 기술을 적용해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기반 기술인 트라센(TRAXENS)은 육상이나 해상에 있는 컨테이너로부터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컨테이너선과 고객, 보험회사, 세관 등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컨테이너 위치는 물론 컨테이너 내부의 온도와 습도, 진동, 통관수속 상태 등 폭 넓은 정보가 전송되며 냉장 컨테이너의 경우 원격으로 온도제어도 가능하다.
 
CMA CGM의 ‘트라센’ 외에도 다양한 IT기업들의 노력으로 스마트 컨테이너 기술이 개발돼 스마트 물류를 가능케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덴마크의 화물추적 기술 개발업체 글로브 트래커(GT, Globe Tracker)다.
 
GT사가 개발한 스마트 컨테이너 솔루션은 ‘지티 커뮤니케이션 유닛(GT Communic ations Units)’으로, 선적된 컨테이너들과 개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특화된 기술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기술을 통해 컨테이너는 트럭 트레일러, 철도 차량, 선박, 터미널, 작업장 등에 부착해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IoT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스마트 컨테이너’ 서비스의 실현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서비스의 등장으로 해운산업 나아가 물류 서비스의 패러다임 자체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유관기관과의 전략적 협업과 투자 및 R&D를 통해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가적으로도 대폭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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